미주베트남참전 유공전우 총연합회 초대회장에 선출된 한창욱 회장은 단체의 성격과 목적을 회원들의 ‘권익’과 ‘명예’로 분명히 규정지었다. 그에 따른 사업 계획도 이날 창립총회에서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우선 고엽제 피해를 입고도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전우들의 보상 문제. 한 회장은 “미주에 살고 있다고 해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한국 내 거주자보다 제한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차별대우는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엽제 피해자로 분류될 수 있는 조건을 미주 전우는 15가지로 규정하고 한국은 35가지로 훨씬 더 여유를 두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의료혜택도 한국 거주자로만 제한해 매번 비싼 비행기를 타고 갈 수도 없는 상황에서 유명무실하다는 주장이다.
베트남전 참전 전우들을 국가 유공자로 승격 대우하는 법안도 3월에 상정된다고 하더니 올 10월로 연기돼 버렸다. 이런 문제들은 미주 2,500여 전우들이 한 목소리를 내면 빨리 해결될 수 있다고 한 회장은 믿고 있다.
한 회장은 “이렇게 할 일은 많은데 한국 전우들이 권리들을 제대로 찾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총연합회라는 전국 조직이 생겨났으니 미주 전우들이 보다 적극 관심을 갖고 해야 할 중요한 사업이 또 한 가지 생겼다. 월남전의 비극으로 말미암아 태어난 한인 후세들을 돌보는 일이다. 현재 6만여명 정도의 2세, 3세 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 회장은 “다른 나라 전우들은 다시 돌아와 이들을 데려가거나 돌보고 있는데 한인들만 나몰라라 방치하고 있어 그곳 주민들의 원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쟁 발발의 역사적 배경과 한국군이 참전한 경위가 어떻든 고귀한 피를 흘려가며 싸웠고 또 그 과정에서 비극적으로 태어난 아이들인데도 한국은 매정했다.
한 회장은 “한국에 대한 인상이 얼마나 안 좋았으면 베트남 화가가 그린 그림에는 베트남 아이들을 버려두고 돌아가는 그림을 그렸겠느냐”며 사진을 증거로 제시했다.
그동안 방학 등을 이용해 여러 가지 봉사를 해오긴 했지만 이들의 삶이 근본적으로 개선되도록 대책을 세워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한 회장은 이 사업을 총연합회의 주요 목표 가운데 하나로 정했다.
베트남전은 한국과 미국이 동등한 입장에서 싸운 전쟁인 만큼 한미 FTA가 두 나라의 동맹관계를 돈독히 한다는 입장에서 조속한 통과를 위한 서명운동도 계획하고 있고 너무 이른 전시작전권 이양에 반대한다는 서명운동 동참도 고려하고 있다.
한편 2006년 휴스턴에서 창립됐던 총연합회와 관련 한 회장은 “이번에 창립된 총연합회는 85%가 시민권자인 미주 베트남 참전 전우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분명한 선을 그으면서 “그쪽에 전화를 걸어 함께 새로 출발하자는 제안을 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이병한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