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장자연씨의 전 매니저 유장호씨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자살 직전 장씨의 심경을 엿볼 수 있는 녹음 내용이 공개됐지만 여전히 장씨의 자살 동기에 대한 의문이 가시지 않고 있다.
경찰은 26일 브리핑에서 전날 MBC가 보도한 녹음 내용과 관련해 문건과 같이 소속사 전 대표 김모씨와의 갈등과 같은 흐름이라며 (’나를 죽인다고 했다’는 부분은) 살해 협박이라기 보다는 연예계에서 매장시키겠다는 의미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25일 밤 MBC 뉴스데스크는 장씨가 숨지기 직전 측근과의 통화에서 ‘김 대표가 내게 욕설도 서슴지 않는다...김 대표가 나를 죽인다고 했다...폭력배를 동원해 나를 죽일 사람이다’며 김씨에 대한 극도의 공포감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이를 포함, 2월 26일부터 3월 3일까지 6건의 통화내용을 녹취록으로 확보하고 김씨와의 갈등관계 등이 자살 영향을 미쳤는지 수사 중이다.
경찰은 특히 ‘연예계에서 매장시키겠다’는 표현에 대해 협박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밝혀 녹음 내용에 대한 법리검토를 거쳐 구체적인 협박 경위와 내용에 대한 증거 확보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통화 내용이 녹음된 시기는 장씨가 전 매니저 유씨 사무실을 찾아가 문건을 작성한 날(2월 28일)과 맞물려 있다. 이 중 ‘연예계 매장’ 부분은 문건 작성(2월 28일) 이전에 한 말이라고 경찰은 덧붙였다.
그러나 당초 알려진 ‘갈등’ 양상이 ‘협박’ 수준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더라도 그 ‘협박’이 자살로 이어지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이 때문에 장씨가 ‘싸움의 무기’로 작성한 문건이 오히려 ‘적’이나 ‘가해자’, ‘제3자’의 손에 넘어가 자신을 겨냥하는 상황, 즉 문건 유출이 장씨의 자살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문건이 유출되면서 ‘힘 있는’ 사람들이나 세력이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다면 ‘힘없는 신인 여배우’ 장씨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심리적 압박과 더불어 연예계를 떠날 수밖에 없는 막다른 골목에 직면했다는 좌절감에 시달렸을 가능성이 있다.
자살사건 성격상 자살 직전의 행적이 중요한데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로 보면 여러 대목이 의문을 담긴다.
장씨는 자살 당일인 지난 7일 오후 일본 항공사와 40초간 통화했다. 통화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일본은 소속사 전 대표 김씨가 머물고 있는 곳이다.
그룹 듀크 출신 가수 김지훈씨 부부가 지난 18일 MBC TV 아침프로그램에 출연해 7일 프로그램 녹화차 제주도로 여행을 떠날 때 고인과 동행할 예정이었는데 우리만 2시30분 비행기를 탔다. 그래서 자연이에게 ‘저녁 비행기로라도 오라’는 말을 전했고 3시15분께 ‘5분만 더 생각할게요’라는 문자를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찰은 24일 자살동기를 설명하면서 소속사 전 대표와의 불편한 관계, 드라마 촬영의 돌발적 중단, 개인적인 경제적 어려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들로 장씨의 행적을 재구성해 보면 여전히 곳곳에 구멍이 생기고, 그래서 그 자리를 메울 ‘퍼즐조각’이 더 필요해 보인다.
(성남=연합뉴스) 김경태 김동규 기자 kt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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