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관리하는 업소 주변의 조직 폭력배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경찰에 협조해온 미국 시카고시의 한 70대 한인 동포의 용기에 시카고 시민들의 찬사와 격려가 이어지고 있다.
25일자 일간 시카고 트리뷴과 시카고 선 타임스에는 시카고시 웨스트 사이드의 동전 세탁소인 ‘스피닝 버블’에서 관리인으로 일하는 73세의 한인 동포에 관한 기사가 크게 실렸다.
이 기사에 따르면, `한 기’ 씨로만 알려진 이 동포는 평소 부근의 조직 폭력배나 마약 딜러들이 동전 세탁소로 들어오면 나가라고 고함쳐 왔으며, 말을 듣지 않을 경우 세탁소 뒤쪽의 사무실로 가 경찰에 신고하곤 했다.
이러한 한 씨에 대해 불만을 품은 베니 헤일(21)은 지난 23일 밤 세탁소로 들어와 손님들과 언쟁을 벌였으며 한 씨를 향해 고자질하지 마라며 시비를 걸었다.
한 씨가 자신에게 나가라는 말을 하자 위스키병을 깨 위협을 가한 헤일은 한 씨가 사무실로 가 경찰에 전화하려 하자 뒤따라가 그의 얼굴을 가격한 데 이어 사무실의 컴퓨터와 집기들을 부쉈다. 헤일은 나아가 한 씨에게 전자레인지를 던지기까지 했다.
헤일은 야간에 연장자를 폭력한 가중 폭력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에 따르면 헤일은 2006년과 2007년 마약 제조 및 거래로 실형을 선고 받는 등 4차례 전과가 있고 지난해 8월 가석방된 상태였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이 동전 세탁소 주인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 씨는 대단히 강한 사람 이라면서도 한씨의 안전을 걱정했다.
한 씨는 헤일에게 폭행을 당해 왼쪽 눈에 상해를 입고 얼굴에 크게 멍이 든 상태에서도 나는 옳은 일을 했다. 두렵지 않다. 폭력배들이 마약을 파는 것이 싫다. 나는 앞으로도 경찰에 계속 신고할 것 이라며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경찰에 협조하는 것은 중요한 일 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에서 7년간 헌병으로 복무했고 태권도 유단자인 한 씨는 1975년 미국으로 이민왔다. 27년 전 아내가 사망한 뒤 미주리주에서 시카고로 이사온 한 씨는 그동안 건축업에 종사했으며 최근 오랜 친구인 이 동전 세탁소 주인을 돕기 위해 관리인으로 일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 씨에 대한 기사가 보도된 뒤 트리뷴과 선타임스의 웹사이트에는 우리 사회에는 한 씨 같은 사람이 더 많아야 한다, 한 씨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는 시민들의 찬사가 이어졌다.
또 일부 시민들은 한 씨가 폭력배들로부터 보복을 당하지 않도록 보호 조치가 취해져야 할 것 이라며 그의 안전을 우려하기도 했다.
(시카고=연합뉴스) 이경원 통신원 kwchri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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