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준(33)은 요즘 전례 없는 불황을 겪는 연예계에서 가장 바쁜 배우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연극 ‘밑바닥에서’와 MBC TV 주말극 ‘잘했군 잘했어’(극본 박지현, 연출 김남원ㆍ손형석)에 출연하고 있고, 5월께 막을 올릴 뮤지컬 ‘삼총사’ 연습에도 매달리고 있다.
최근 경기도 일산 MBC드림센터 ‘잘했군 잘했어’ 촬영장에서 만난 엄기준은 최근그의 주가가 높아지고 있는데 대해 나의 매력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모르겠다. ‘목소리가 좋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배우는 연기를 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어색한 미소로 반문하며 여하튼 이번에는 시청률이 좀 나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초 끝난 MBC TV 시트콤 ‘김치 치즈 스마일’부터 ‘라이프 특별조사팀’를 거쳐 KBS 2TV ‘그들이 사는 세상’까지 최근 그가 출연한 드라마는 시청률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뮤지컬 스타’ 출신인 엄기준은 일련의 드라마를 거치며 부쩍 성장했다.
이기적인 실력파 PD(그들이 사는 세상), 능청스러운 아나운서(김치치즈 스마일) 등 개성 있는 캐릭터를 무리 없이 소화하며 방송가에서 블루칩 대접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달자의 봄’, ‘눈의 여왕’ 등 드라마와 영화 오디션에서 숱하게 떨어졌다며 드라마 쪽에서 곧바로 승승장구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손을 내 저었다.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치기 싫어서일까. 그는 2년 전부터 빡빡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방송 활동과 연극ㆍ뮤지컬 무대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연극 무대에 서면 연기가 깊어질 것 같다는 기대를 하게 됩니다. 1년에 한 번은 반드시 연극 무대에 서고 싶어요. 드라마에서는 순발력을 배우고 있습니다. 한 배우가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연기 패턴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은 좋은 것 같아요.
이어 그는 드라마에서 화를 내는 등 목소리가 높아질 때 연극적인 발성이 나오는 것은 별 상관이 없지만 일상적인 대화에서 연극적 발성이 드러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극 중 어머니인 정애리 선생님이 이런 점을 지적했는데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엄기준은 이번 드라마에서 한 여자를 10년 넘게 사랑하는 순정파 캐릭터를 소화하고 있다. 고등학교 과외 선생님이자 미혼모인 이강주(채림)를 줄곧 쫓아다닌다.
모든 것을 용서하고 사랑하는 캐릭터라 마음에 끌렸지요. 그처럼 한 사람만을 사랑할 수 있는 남자가 과연 현실에 존재할지는 의문입니다. 10년 동안 누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있을 수 있겠지만 사랑으로 여러 가지 큰 사건을 이겨내는 캐릭터는 찾기 어려울 거에요.
엄기준은 이어 이번 드라마의 경우 ‘그들이 사는 세상’의 까칠한 성격의 캐릭터와 달리 초반에는 상당히 밝은 면을 드러낼 것이라며 내가 나오는 장면에서는 밝아지는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드라마에 출연하기 전 MBC TV 드라마 ‘그대를 사랑합니다’에 캐스팅됐지만 제작이 무산되는 아픔을 겪었다. 최불암, 나문희, 윤손하 등이 출연할 예정이었던 이 드라마는 애초 3월께 방송 예정이었지만 제작비 문제로 방송이 무산됐다.
사실 극 중 캐릭터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어요. ‘그들이 사는 세상’의 캐릭터처럼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인물이지만 가진 돈은 없는 재미있는 인물이었습니다. 방송이 무산돼 무척 아쉬웠지요.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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