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 김기복씨 잠자다가 순식간에 당해
새벽에 텐트가 출렁이는 느낌이 들어 눈을 떠 밖을 보니 주위가 온통 물바다였습니다.
직장 동료와 가족 등 7명이 임진강에서 야영을 하다 북한의 댐 방류로 강물이 불어 고립됐다가 가까스로 살아난 김기복(36)씨는 모든 것이 순식간이었다며 7일 기자와 만나 끔찍했던 사고 순간을 전했다.
김씨 일행은 5일 오후 4시부터 7시 사이 개별적으로 임진강 도착해 모래섬에 텐트 2개를 치고 짐을 풀었다.
김씨는 동료 서강일(40)씨와 서씨의 아들(12)과 함께 한 텐트에서 잠을 잤다.
김씨는 6일 오전 3시께 잠이 들었으나 텐트가 출렁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일어나는 순간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주위는 온통 물바다였고 물이 텐트 안으로 들어오기 직전이었다. 김씨는 이때 시간을 정확히 확인하지 않았으나 5시 정도로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김씨는 텐트에서 잠자던 동료를 깨워 짐을 옮기려 했으나 물이 차는 속도가 빨라 모래섬 뒤 10∼20m 떨어진 수풀이 있는 곳으로 몸을 피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불어난 강물은 텐트를 집어 삼켰으며 텐트에 남아있던 백창현(38)씨는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물이 계속 불어나자 남아있던 6명은 강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줄을 서 손을 맞잡고 서로를 위로했다. 만약에 물살에 휩쓸리게 되면 오른쪽 강변으로 헤엄을 쳐 빠져 나가자고 약속했다.
그러던 중 거센 물살이 덮치면서 손을 놓치고 뿔뿔이 흩어졌다.
이 모든 것이 15분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동료 한명이 야영을 왔다가 고립됐다며 휴대전화로 구조를 요청하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죽을 힘을 다해 헤엄을 쳤으나 물도 많이 먹고 지쳐 이제는 죽었구나 생각을 했는데 나뭇가지가 잡혀 한발씩 옆으로 이동해 강밖으로 나왔다.
김씨는 강 기슭에서 동료들을 찾다 울고있는 서씨의 아들을 만났다.
서씨의 아들은 아빠가 스티로폼 아이스박스를 밀어줘 자신을 밖으로 밀어냈으나 아빠는 물에서 나오지 못하고 휩쓸려 내려갔다며 울부짖었다.
김씨는 그러다 119구조대를 만나 동료들을 구조하려 했으나 이미 때가 늦었다.
(연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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