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인 음식으로 자리를 굳힌 김치와 비빔밥 등에 이어 이제는 ‘불고기 타코’가 미국에서 급속한 속도로 확산, 주류사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8일 미 서부지역에서 처음 등장한 불고기 타코를 파는 트럭이 캘리포니아 남부에서만 최소 10개이상 운영되고 있으며 뉴욕, 시카고, 필라델피아 등 다른 지역에서도 이동식 가게나 레스토랑에서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는 불고기 타코는 ‘고기 비비큐(Kogi BBQ)’라는 이름의 트럭을 개조한 이동식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한인 2세 요리사 로이 최가 최초로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면서 그는 업계에서 선구자로 인정받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한국식 타코의 개념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고 한인 요식업계 관계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거의 모든 한국 식당은 멕시코인들을 종업원으로 고용하고 있고 자연스럽게 두 나라의 음식이 융화됐다는 것. 밥을 주식으로 하는 한인들은 밥이 없을 때 불고기를 토티야에 넣어 점심을 때우는 경우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멕시코 토티야(tortilla·옥수수 가루를 반죽하여 구운 얇고 둥근 떡)에 불고기와 잘게 썬 양파, 양배추 등을 넣은 ‘불고기 타코’의 인기는 맨해튼의 한 해산물 전문 레스토랑이 ‘갈비 타코’를 메뉴에 새로 넣을 만큼 외국 식당가에서도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한 독일계 미국인은 휴스턴에서 갈비 타코와 닭꼬치 타코를 파는 트럭 가게를 열었고 LA에서는 일본식 닭고기 타코도 팔리는 등 유사품도 나오고 있다.
최근 들어 이렇게 빠른 속도로 불고기 타코가 관심을 모으자 정작 한인 가게들은 이 음식의 미래를 조심스럽게 관마하고 있지만 다행히 전국 곳곳에서 취급 음식점이 생겨나고 있는 추세다. 하나의 트렌드를 넘어서서 ‘파란(movement)’으로 불릴 수 있을 만큼 전혀 인기가 수그러들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불고기 타코를 찾는 손님들이 많아지면서 음식업계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한식당 ‘나무’를 운영하고 있는 데니스, 다니엘, 데이빗 리씨는 아스파라가스, 버섯, 두부 등으로 만든 건강식을 팔아왔지만 최근 갈비를 넣고 김치를 곁들인 ‘코리안 타코’를 메뉴에 올렸다. 언론에서 전화를 걸어올 때마다 “한국식 타코를 파느냐”는 질문을 해왔기 때문. 데이빗 리씨는 “마치 그쪽으로 몰리는 기분이었다”며 “그들은 ‘만일 당신이 한국 사람이라면 코리안 타코를 팔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했다”고 말했다.
리씨는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계속 제공할 생각이지만 자신의 식당에서 개발한 고유한 스타일로 만들어 팔겠다는 계획이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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