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니(폴 지아매티·왼쪽)는 10여년의 구애 끝에 미리암(로자문드 파이크)과 결혼한다.
★★★½
자기 결혼식 피로연에서 보고 첫 눈에 반한 여자에게 10여년 동안 집요하게 구애해 결실을 맺은 심술퉁이 괴짜인 몬트리올의 유대인 바니 파노프스키의 삶을 다룬 힘차고 지적이며 또 우습고 우아한 드라마다. 캐나다와 이탈리아 합작으로 모데카이 리클러의 자전적 소설이 원작이다.
결혼 드라마이자 까다롭고 냉소적인 한 남자에 대한 풍자인데 주인공 역의 폴 지아매티의 연기가 뛰어나다(골든 글로브 코미디/뮤지컬 부문 주연상 후보). 경쾌하고 활기차며 아주 유식한 드라마로 바니의 영구한 사랑의 대상으로 나오는 로자문드 파이크가 여신처럼 고상하게 아름답다. 그리고 바니의 아버지로 나오는 더스틴 호프만과 지아매티의 호흡이 잘 맞는 연기가 일품이다.
영화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67세의 고독한 바니의 회상 식으로 전개된다. 장발을 한 바니가 친구인 부기(스캇 스피드맨)와 함께 이탈리아에서 히피생활을 하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바니는 여기서 빨강머리 클라라(레이철 르페브르)와 결혼하나 이 결혼은 하자마자 끝난다. 바니는 고향 몬트리올로 돌아온다. 그의 직업은 싸구려 TV 프로 제작자.
이어 바니는 철딱서니 없는 사치한 유대계 미국 여자(미니 드라이버)와 결혼한다. 바니의 주책없는 아버지 이지는 아들이 돈 많은 여자와 결혼한 것에 대단히 만족한다. 부전자전이라고 바니는 이지의 성격을 많이 닮았는데 둘이 다투면서도 사이가 아주 좋다(이지가 숨을 거두는 곳이 명당이다).
그런데 바니는 결혼식 피로연에서 눈부시게 아름다운 미리암을 보고 첫 눈에 반해 기차를 타고 떠나는 미리암을 뒤따라가 같이 멀리 떠나자고 구애한다. 이 사랑이 바니의 영원한 사랑이다. 이때부터 바니는 타 도시 라디오 방송국에서 일하는 미리암에게 끈질기게 구애한다. 그러나 미리암은 유부남인 바니의 구애를 거절한다.
마침내 바니는 두 번째 아내와 이혼을 하고 본격적으로 미리암에게 구애한다. 미리암은 이를 수락하면서 한 가지 조건을 내건다. 단 한 번만이라도 바람을 피우면 이혼을 한다는 것. 심술궂고 까다롭고 이기적이고 냉소적이며 술과 담배와 여자를 즐기는 바니는 기품있고 선하고 아름답고 관대한 미리암과 결혼하면서 비로소 결혼의 행복을 만끽하고 이로 인해 그의 내면에 있던 착한 근성이 잠에서 깨어난다.
바니와 미리암은 아이를 둘 낳고 행복하게 사나 아이들이 성장한 뒤 미리암이 가정을 위해 포기한 방송 일에 다시 종사하게 되면서 혼자 있던 바니가 탈을 낸다. 서브플롯으로 부기의 죽음을 둘러싸고 바니가 살인혐의를 받는다. 촬영이 곱다. 리처드 J. 루이스 감독. R. Sony Classics. 아크라이트(323-464-4226), 랜드마크(310-281-8233). 1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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