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브론 제임스는 이미지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
르브론 제임스(26·마이애미 히트)가 ‘악당’ 역할을 즐기는 모양이다. ‘친정팀’ 클리블랜드 캐발리어스가 11일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LA 레이커스에 57-112로 비참하게 깨지는 장면을 보고 동정은커녕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발언으로 적을 더 만들었다.
제임스는 참지 못하고 이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자신의 ‘트위터’(Twitter) 어카운트에 ‘숙명론’을 제기한 글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사람 미치게 만드는 일이지만 ‘카마’(karma·업보)란 혹독하다. 절대 피할 수 없다. 남이 못 되길 바라고 잘 될 수는 없는 일이다. 하나님이 다 보고 계신다”는 내용이었다.
11연패를 포함, 최근 22개 경기에서 21패로 추락한 옛 동료들을 딱하게 여기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사실 제임스의 감정은 댄 길버트 캐발리어스 구단주를 향한 것이다. 제임스가 마이애미로의 이적을 발표했을 때 열을 받아 온갖 쓴 소리를 다 한 사람이 바로 길버트 구단주였기 때문이다.
제임스도 당하지만은 않았다. 작년 여름 GQ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사람의 본성이 드러난다고 배웠는데 이번 경험을 통해 그의 인간성을 봤다”고 받아치기도 했다.
지난 일요일 44점으로 폭발한 원정경기에서도 포틀랜드 팬들의 야유를 받았던 제임스는 히트로 이적하기 전까지는 전혀 겪어보지 못한 경험에 대해 “사람들이 내게 붙여준 ‘악당’ 이미지를 받아들였다고 할까. 이제는 괜찮다”고 말했다.
캐발리어스와 레이커스가 둘 다 신기록을 세운 경기였다. NBA에 24초 내에 슛을 쏴야하는 룰이 도입된 이후 캐발리어스는 이 보다 낮은 점수로 묶인 적이 없고, 레이커스는 상대를 이 보다 더 낮은 점수로 막은 적이 없었다.
작년 시즌 도중 캐발리어스가 우승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제임스의 ‘사이드 킥’으로 영입했던 앤트완 제이미슨은 이날 6점에 그친 뒤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다. 이게 바닥이라면 누군가 우릴 도와줘야 일어서지 개인적으로 이 수모를 얼마나 더 견뎌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최소한 농구코트에서는 이 보다 더 창피했던 적이 기억에 없다”고 말했다.
제임스와 함께 클리블랜드 대표로 올스타게임에 나갔던 가드 모 윌리엄스도 12일 새벽 “클리블랜드에서는 누가 알아볼까봐 밖에 나가기가 두려운 기분”이라는 심경을 밝혔다.
한편 캐발리어스는 레이커스, 히트는 클리퍼스와 경기를 치르기 위해 이번에 동시에 LA에 들렸다. 캐발리어스는 그러나 제임스와 마주치는 게 싫어 호텔까지 바꿔 머물다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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