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9.11 테러를 주도한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군 특수부대에 의해 사살됐으나 알-카에다 조직이 심각한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2일 제기됐다.
미국외교협회(CFR)의 제임스 린지 부회장은 이날 협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빈 라덴 사망 이후 남은 7가지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향후 알-카에다의 운명 등을 전망했다.
그는 빈 라덴의 죽음으로 안심할 수도 없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득을 볼 것도 특별히 없다고 대체로 부정적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테러리스트들에게 자신의 범죄에 대해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린지 부회장이 전망한 빈 라덴 사망 이후 제기될 수 있는 7가지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이다.
◇알-카에다와 테러리즘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인가 =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알-카에다는 이미 오래전 중앙집권적인 조직운영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빈 라덴은 `실질적 지도자(mastermind)’라기보다는 `명목상 최고인물(figurehead)’이었고, 실제로 최근의 테러공격은 독립적인 알-카에다 조직이 자체적으로 기획한 것이었다.
◇상징성도 없앨 수 있나 = 오바마 대통령은 빈 라덴을 `알-카에다의 지도자이자 상징’이라고 말했으나 사람은 죽었겠지만 상징성은 죽지 않았다. 오히려 빈 라덴은 죽은 이후 이른바 성전주의자에게 영향력을 더 미칠 것이다.
◇아이만 알-자와히리는 어디에 = 빈 라덴의 사망으로 알-카에다의 `브레인’으로 불려온 알-자와히리가 미국의 지명수배 명단에서 최고 거물의 자리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2008년 파키스탄에서 미사일 폭격으로 부상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의 경력으로 미뤄 앞으로 테러 공격을 기획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은 미국의 파트너인가 = 오바마 대통령은 `파키스탄의 협조’를 언급했으나 백악관은 이번 작전을 파키스탄 정부에 사전에 알리지 않았고 파키스탄군도 작전에 동참하지 않았다.
더욱이 빈 라덴이 파키스탄 수도에서 겨우 40마일 떨어진 곳에 은둔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국 동맹관계에 의문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끝내도 되나 = 빈 라덴의 죽음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아프간 주둔군의 철수를 명령할 수 있는 정치적 여지를 준 것으로 평가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아프간전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알-카에다의 괴멸을 강조해 왔기 때문에 빈 라덴의 사망으로 성과가 달성됐다고 자신할 수 있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이득은 = 최근 들어 하락추세에 있는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앞으로 수주일간 이번 일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으나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초당적 분위기가 이어질까 = 존 베이너 하원의장 등 공화당 인사들이 빈 라덴의 사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을 칭찬하고 있지만 이런 분위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여러가지 이슈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의 골은 너무나 깊기 때문에 빈 라덴의 죽음이 이를 메우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huma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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