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대부분‘선(line)’으로그림을처음시작합니다. 그리고는원하는형상들이자리를잡게되면색을더해가고, 이때선은점점가리워지면서주연에서조연으로그역할이바뀌게됩니다.그런데처음뿐아니라마치는순간까지선이주인공으로남아있는그림이있습니다. 바로“스튜디오의사과(Apples in the Studio)”라는작품입니다. 이작품은가늘고길쭉한조각상으로유명한한스위스화가의작품입니다. 그가얼마나스위스인들의사랑과존경을받고있는화가인지는1996년발행한스위스의 100프랑짜리지폐에그의사진과작품이들어있다는점으로보아충분히짐작할수있습니다. 그는바로조각가이자화가인지아코메티(Alberto Giacometti, 1901-1966)입니다. 오늘함께감상하실작품은바로이지아코메티의한유화작품으로,비교적그의말기라할수있는1953년에제작된것입니다. 지난주말에뉴욕의일년중가장큰아트쇼인 Armory Art Fair 2012 에서지아코메티의그림을여러점감상할수있는행운을가졌습니다. 그의‘선’에대한집중된관심을확연히느끼게해주는작품들이었습니다.
이그림을보시면스튜디오내부의모습이보입니다. 가운데놓여있는의자와그위에있는몇개의사과들과함께그뒤로는윗층으로난계단, 문, 캔버스등많은물건들도보입니다. 여기서가장저의관심을끄는것은지아코메티가사용하고있는많은‘선’들이었습니다. 여러겹의많은선들은아직도마음을정하지못하고계속자리를잡아가는듯합니다. 그런데이러힌선들은사물의윤곽을잡아나가는도구로서나, 혹은면이나각도가바뀔때사용되는것만이아닌또다른중요한것기능을하고있었습니다. 즉‘관계성” (relationship)을찾아가고있는‘선’들입니다. 지아코메티는여기서특별히개별적인사물들을묘사하는데는그다지관심을갖고있지않는둣합니다. 즉사과나계단, 의자를사실적으로잘묘사하려는것보다는작가의끊임없는무언가를향한추구(searching), 즉작가가무언가를찾고있는듯한마음이읽혀집니다. 흩으러져있는선들은조금씩자리를바꾸어가면서물체간의관계혹은물체내의관계를만들어가고있습니다.
선이각도가바뀐다는것, 그리고선이짧고길어진다는것은다시말하면두점간의‘관계’가바뀐다는것입니다. 가운데있는의자의앞다리밑부분에서대각선에위치해있는다리에연결되는선이보입니다. 지아코메티는이선을그음으로서그공간에서일어나고있는면(plane)의관계를선을통하여찾아나가고있습니다. 또이제는이의자만보지말고이의자와전체의스튜디오안을연결시켜주는선들을보십시요. 이의자끝에서저쪽문쪽에있는코너끝까지선이연결되는것이보입니다. 그선에서다시천정끝으로선이올라가면서또다른선이생기고. 이끊임없는선의연결로인하여그림은이루어져나가고있습니다. 이때선의연결이무엇인가하면바로관계성을‘찾거나’혹은‘만들어’주는과정입니다.
시인키이츠 (Keats)의말이생각납니다. “Beauty is truth, truth is beauty.”지아코메티는끊임없이아름다움이라는진리를위해그의삶을채워나간아티스트입니다.그가조각이나회화작품을창작해나갈때이를위해선택한도구중의하나가바로‘선’입니다. 그리고사물들을하나하나개별적으로표현하는데포커스를하기보다는사물들사이에서생기는관계성에서그아름다움을창조해내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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