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 슈팅” “불특정다수를 겨냥한 집단 권총살인” “불우한 가족사” “왕따, 외톨이” “폭력적이고 불안정한 정서” 이런 수식어들이 더 이상 미국인들에게 낯설지 않다.
한인 이민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2007년 버지니아대학 공대 조승희의 만행이 기억에서 채 지워지기 전에 발생한 이번 오클랜드 총격사건은 5년 전의 충격을 다시금 떠올리게 했다. 그때와는 희생자 수가 월등히 적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한인이민자가 한인이민자들을 죽였다는 것에 격앙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사건제보를 듣고 한국인이 연류됐다는 소리에 가슴이 철렁했다. 미국에 사는 여느 한인 이민자라면 누구나 같은 한인의 소식에 관심을 갖게 되는데 더구나 이런 충격적인 사건에 관련된 일이라면 가슴을 숨죽이고 지켜보게 된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걱정과 두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벼랑 끝에서 이같이 끔직한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었는지 동포사회로 하여금 주변을 돌아보고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다.
그들의 공통점은 쉽지 않은 이민사회의 문화와 언어적 차이, 가정불화, 경제적 어려움 등 복합적인 요인에서 비롯된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다수의 이민세대가 열심히 일하면서 미국사회의 일원으로서 살아가고 있지만 이민생활의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사회로부터 외면당하는 이들이 갈 곳은 어디인가.
반면에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공부하며 안정적인 간호사로 거듭나 사람들의 병을 치유해 주는 꿈을 꾸던 리디아 심과 그레이스 김양의 짧은 인생은 누가 보상해 줄 것인가.
이민사회는 자기 자신이 만들어가기 나름이다. 이번 사건에서는 비록 선과 악이 맞서서 선이 죽거나 다치고 악이 살아남는 결과가 나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Good always prevails over evil”(선은 언제나 악을 이긴다)라는 말이 있듯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말할 수 없는 슬픔에 빠져 있는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도와줄 수 있어야 진정한 한인이민사회가 공동체로서 같이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으로 한인커뮤니티에서도 불안한 정신과 경제적 곤란에 처한 한인들을 위한 상담창구등을 만들어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고 배려하는 모습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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