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학생들은 송판을 발로 차고 머리로 박아 깼다. 검은 띠의 청소년들은 3단차기와 공중회전으로 송판을 갈랐다. 사범들은 주먹으로 단숨에 3장을 깨는 격파시범을 보였다. 기합소리는 우렁찼다. 그들은 모두 ‘Kick Cancer Out of the World!’라고 외쳤다. 관중석의 부모님들과 지역 인사들은 태권도 수련생들의 땀과 열정에 기립 박수로 화답하며 환호했다.
암 없는 세상을 위한 행진은 올해도 쉼이 없었다. 3일 오후 버지니아 리스버그의 US 태권도 아카데미(USTMA)에서 암 퇴치 기금 모금 태권도 시범대회가 열렸다. 태권도인들이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암에 맞서고자 시작한 이래 올해로 20주년째 행사다.
시범 후에는 1만395달러의 기금이 미 암협회(American Cancer Society)와 블루리지 호스피스협회(Blue Ridge Hospice)에 전달됐다. 지난 8월의 골프대회와 10월의 태권도선수권대회 등 세 가지 이벤트를 통해 모은 수익금이다.
이 모금행사를 이끌어온 최응길 US 태권도 아카데미 관장(전 버지니아주 태권도협회장)은 “암으로 사랑하는 아버지를 잃고서 암을 이 세상에서 몰아내고자 시작한 모금 행사가 벌써 20년이 됐다”며 “그동안 이 행사에 동참하고 봉사해준 태권도인들과 한인들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제 힘이 닿는 한 캠페인을 계속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시범대회에는 스캇 K 요크 라우든 카운티 수퍼바이저회 의장과 지역 정치인들, 양동자 전 미 태권도연맹 회장 등도 참석해 태권도인들을 격려했다.
세계체육학회 회장도 지낸 양동자 박사는 고 후안 안토니오 사마린치 전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IOC) 위원장의 공로패를 최응길 관장에 전달하며 그간의 헌신과 봉사에 감사를 표했다.
1993년 태권 시범대회를 시작으로 전개된 암 퇴치 운동은 한인사회에서는 보기 드물게 20년 동안 꾸준히 진행돼오며 미 주류사회에 한인들의 이미지를 크게 높여왔다. 매년 1만여 달러를 모금해 그간 25만 달러가 넘는 기금을 암협회 등에 기부해왔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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