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리웃‘얼브스 햄버거’ 한인업주 렌트 횡포에 마지막 영업
▶ ‘장소 옮겨서라도 계속’단골·지역단체 캠페인
가족과 함께 얼브스 햄버거를 운영하며 주민들의 사랑을 받아 온 한인 소냐 홍씨(왼쪽 두 번째)가 31일 폐업을 앞두고 업소를 가득 메운 고객들에게 서빙을 하고 있다. <하상윤 인턴기자>
“주민들의 성원이 감사할 뿐입니다”웨스트할리웃 지역에서 50년 넘게 운영돼 온 유명 햄버거 업소의 한인 업주가 치솟는 렌트와 건물주의 횡포로 퇴거될 상황에 처하자 이 지역 단체와 주민들이 이 업소를 살리기 위해 발 벗고 나섰으나 결국 문을 닫게 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30일 LA타임스는 웨스트할리웃의 샌타모니카와 스윗처에 위치한 유명 햄버거 스탠드인 ‘얼브스 햄버거’(Irv’s Hambergers)와 한인 업주 소냐 홍씨 가족의 스토리를 소개했다.
홍씨 가족은 이 가게를 2000년에 구입해 운영해 왔으나 지난 2004년 건물주가 이곳에 유명 커피 체인점을 유치하기 위해 퇴거 명령을 내린 후 시민과 단체들의 도움으로 버텨왔지만 결국 31일로 마지막 영업을 하고 문을 닫게 된 것이다.
얼브스 햄버거가 위치한 자리에서는 지난 1958년부터 햄버거가 팔리기 시작해 지미 모리슨과 제니스 재플린 등 그 동안 수많은 유명인사들도 자주 찾은 곳이다.
폐업을 하루 앞둔 30일에도 얼브스 햄버거에는 단골고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아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고객들은 홍씨 가족이 대부분 손님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 등 친절하고 자상한 업주였다며 아쉬워했다.
홍씨 가족은 손님들이 기분 좋게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접시에 손수 스마일 그림을 그리고 ‘당신을 위해’ (Just for you)라는 문구를 적어 서빙해 왔다.
넬슨 알렌(32)은 “지난 몇 년간 이곳을 꾸준히 찾았다”며 “접시와 봉투에 그려진 스마일 모양과 문구를 보면 항상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이 업소가 문을 닫게 되자 다른 장소에서 계속 영업할 수 있게 캠페인(Save Irv’s Burger)이 단골손님들을 중심으로 진행 중이며 이를 돕는 단체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기부금을 받고 있으며 얼브스 햄버거 로고가 찍혀 있는 빨간 티셔츠도 판매하고 있다. 또 ‘66번 도로 보존위원회’(Route 66 Preserve Foundation)가 공식 성명을 통해 얼브스 햄버거 구하기에 나설 정도로 각계각층의 도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날 가게에서 빨간 티셔츠를 구입한 도나 알렌(29)은 “얼브스 햄버거가 다른 곳에서나마 더 영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티셔츠를 구입했다”라며 구입한 티셔츠를 들고 환히 웃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얼브스 햄버거는 결국 장소를 옮겨 영업을 계속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아직 장소 선정과정이 끝나지 않아 결국 손님들은 얼브스 햄버거 맛을 보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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