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간첩누명 스티븐 김 박사 구명운동 확산
▶ “기자에게 기밀 유출” 검찰, 느닷없는 기소 법정투쟁 후원 위해 한인들 지원 절실
억울한 간첩죄로 기소돼 힘겨운 법정투쟁을 벌이고 있는 스티븐 김 박사(앞줄 가운데)가 구명위원회 행사에 참석한 한인들과 함께 한 모습.
“아메리칸 드림을 갖고 살았던 나는 지금 꿈이 아니라 악몽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더 이상 나 같은 희생양이 나와서는 안 될 것입니다” 미국 정부의 기밀을 유출했다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간첩혐의로 기소돼 법정투쟁을 벌이고 있는 스티븐 김(한국명 김진우) 박사(본보 19·20일자 보도)가 밝힌 심경이다.
전도유망한 군사안보 전문가이던 한인 1.5세 학자가 억울한‘간첩 누명’을 쓴 채 연방 정부를 상대로 힘겨운 법정싸움을 벌이는 상황이 전국 한인사회에 알려지면서 LA의 92세 한인 할머니가 자녀들이 준 용돈을 모은 돈 2,000달러를 후원하는 등 구명운동이 힘을 얻고 있다.
■스티븐 김 박사는 누구
군사안보 전문가인 스티븐 김 박사는 아홉 살이던 1976년 가족과 함께 뉴욕으로 이민 온 1.5세로, 워싱턴 DC의 명문 조지타운 대학을 졸업하고 1992년 하버드 대학원에서 ‘국가안보’로 석사학위, 그리고 1999년 예일대에서 외교 및 군사 역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해군정보센터에서 중동관련 정보분석관으로 근무한 그는 9.11 사태 이후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로 옮겨 북한과 북핵 연구에 집중했다. 국방정책위와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딕 체니 전 부통령 등에게 브리핑을 하는 등 잘 나가는 군사안보 전문가였던 그의 아메리칸 드림은 그러나 예상치 못한 한 사건으로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배경
지난 2009년 6월 국무부 정보총괄 수석고문 자격으로 북핵 프로그램을 연구하던 스티븐 김 박사는 북한의 추가 핵실험을 보도한 폭스뉴스의 제임스 로슨 기자에게 국가기밀을 노출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김 박사는 “기자의 취재에 도움말을 주라는 국무부의 지시에 따랐고 인터뷰 내용 또한 누구나 예측 가능한 사실을 전달했을 뿐”이라고 항변했으나 검찰은 김 박사에게 무시무시한 ‘간첩죄’를 적용한 것이다.
이후 검찰은 ‘플리바겐’(감형조건 유죄합의)을 제안했으나 김 박사는 “내가 왜 간첩이냐?”며 단호히 거절하고 법정싸움에 들어갔다. 간첩이라는 낙인을 찍은 무소불위의 국가기관과 억울한 누명을 벗으려는 한인 학자의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이후 10여차례의 예비심리를 거쳐 내년 4월 첫 공판을 앞두고 있다.
■구명운동 본격
스티븐 김 박사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르윈스키 스캔들’을 변호했던 아베 로웰 등 유명 변호사들을 선임했지만 연방 검찰의 ‘시간 끌기’로 재판이 계속 연기되면서 변호사 비용만 80만달러가 넘게 들어갔다.
이 때문에 부모가 집을 팔고 스위스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는 누나 유리 루텐버거씨까지 가세했지만 더 이상 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한인사회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스티븐 김 구명위원회’가 조직돼 본격 모금 캠페인이 시작됐다.
스티븐 김 박사는 지난 26일 뉴욕에서 열린 구명위원회 모금 사에 참석해 “지난 4년간 말로 다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살았다. 가족들의 재산이 탕진되고 아내도 떠나가면서 살고 싶지 않았던 순간도 많았다”며 “하지만 오늘 더 이상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반드시 법정에서 무죄를 입증해 여러분의 사랑에 보답하겠다”고 말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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