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쓰기·듣기·말하기 초등학생 수준… 정체성 교육 더 신경 써야
샌디에고 한국학교가 지난 1일 개학 후 교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한국어 교육에 대해 회의를 하고 있다. 가운데 선 사람이 양화버 교장.
샌디에고 카운티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자녀들의 한국어 구사능력을 어느 정도 될까?
본보가 지역 한인들을 대상으로 표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카운티에 거주하고 있는 자녀들의 한국어 구사능력은 전반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샌디에고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1.5세와 2세들의 한국어 쓰기와 듣기, 말하기 등에서 상당 부분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언어는 그 나라의 문화의 이해하는 첫 걸음이라는 점과 다민족이 살아가는 미국사회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한인 자녀들의 한국어 구사능력 미흡은 모국에 대한 이해와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샌디에고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C씨의 자녀는 미국에서 태어나 자라난 이민 2세답게 영어 구사능력은 완벽하지만 한국어는 초등학교 수준에도 못 미친다.
“부모님이 한국인이지만 저는 미국에 태어나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대학에 진학하고 직장에 취직하면서 친구들이나 동료들이 모국어인 한국어를 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의아해 하고, 또한 직장 내에서 이중언어 구사자에게 급여 및 진급에 대한 처우가 상대적으로 높아 한국어를 배우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하고 있습니다”
한인 자녀들이 한국어 구사능력이 미흡한 것은 무엇보다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정체성’을 바로 심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한빛교회 한국학교의 최성애 전 교무는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한국어와 문화를 가르쳐 줘야 한다는 인식이 크게 부족하다”며 “결국 이는 자녀들의 정체성에도 문제가 생겨 부모와 자식 간의 문화적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전 교무는 “최근 미국에 입국하는 한인들은 교육 수준이 상당해 어느 정도 일상 영어회화가 가능해 자녀들과 영어로 대화하는 것과 자신들의 뿌리인 조국에 대한 자부심이 부족한 것도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 이중언어 사용자에게는 다양한 혜택이 주어짐에도 불구하고 한인 부모들은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도 자녀들의 한국어 사용이 미숙한 요인이다.
한인 자영업자 에드워드 이씨는 “한국어와 영어를 모두 능숙하게 구사하는 조카가 재학 중인 미 공군사관학교에서 매달 250달러의 보조금을 받고 있다”며 “장교로 임관 때 더 많은 혜택이 주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중언어 구사의 또다른 혜택을 말했다.
<이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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