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디자인일을 할 때는 책을 펜을 긁어서 만드는 곳과 식자를 찍어서 만드는 곳이 공존하고 있었다. 그 시대에 나는 한국에서 4대밖에 없다는 매켄토시라는 기계를 이용해 책을 디자인했고. 인터넷 이전, 컴퓨터가 보급되기 시작할 즈음 난 모뎀을 이용한 통신 분야에 몰두했다. 또한 인터넷 시대엔 화상통신과 인터넷 통화에 몰두했었다. 항상 첨단 기술을 배운다는 자부심에 공부를 뒤로하지 않았었다. 지금도 난 하루 시간이 15시간이라면 그중 10시간은 인터넷하고 마주보고 있다. 몇년전 동시에 5개국의 사람들과 일을 하였었다. 각각의 시간차가 틀려 낮과 밤에도 쪽잠을자며 1년 6개월을 지냈다. 나는 스트레스와 과로 그리고 심한 수면부족으로 패닉에 빠지며 그 일을 중단하게 되었다.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다는 말을 실감하며 우리는 지난달 숲속으로 이사를 왔다. 숲속이라 인터넷이 없어 20일 이후에야 새로 깔았다. 20일동안 나는 녹색의 나무를 보며 그저 뜰에 고추, 토마토, 부추, 돼지감자 등을 심고 ‘꾸꾸’ 하고 돌아다니는 닭들만을 보고 지냈다. 이전에는 인터넷이 1시간만 안되어도 불안해하던 나였는데 TV도 인터넷도 없이 20일을 지내며 그 어느때보다 평온하고 여유로왔다. 문명이라는 것이 발전할수록 사람을 더욱 바쁘게 마치 문명의 노예로 만드는 것 같다. 가치와 할일들의 범위가 넓어지고 빨라지면서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이전보다 쉽고 빠르게 산다고 착각하면서 실제는 더욱 바쁘고 완전히 놓고 쉬는 여유를 잃어버리게 한 듯하다. 난 거의20년 만의 여유를 느꼈다. 녹색의 숲에서 1주일만에 사무실로 이동하다보니 눈이 시려 뜰 수가 없었다.
평소에 전혀 느끼지 못했던 시멘트의 반사되는 빛들, TV 의 빛들이 이렇게 눈에 자극적이었는지 새삼 실감했다. 녹색이 주는 인간에 대한 혜택과 정신적 안정을 실감하며 자연의 위대함에 새삼 감사했다. 자연은 인간을 정신적, 육제적으로 모든것을 치유하고 인간 본연으로 되돌리는 원초적 생명인 듯하다. 창조주의 섭리를 자연을 통해 느낀다. 아둥바둥한 삶의 모습은 어쩜 인간이 만들어낸 문명의 찌꺼지는 아닐런지? 하루 1시간이라도 문명의 매체에서 벗어나 온전한 자연의 여유를 취하며, 인간이 만들어낸 문명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스스로를 콘트롤하는 문명의 주인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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