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대 한인‘생활고’유서 남기고 불질러
▶ 뉴욕 한인밀집 아파트, 2005년 개인파산 기록
숨진 이성혜씨와 현빈군.
9일 50대 한인 가장이 아내와 아들을 칼로 살해하고 불을 지른 뒤 자살한 사건이 발생한 뉴욕 플러싱의 아파트 앞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수사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조진우 기자>
빚과 생활고에 시달리던 50대 한인 남성이 추석 이튿날 아내와 10대 아들을 살해하고 방화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뉴욕 경찰국(NYPD)에 따르면 9일 오전 4시50분께 뉴욕 한인 밀집지인 퀸즈 플러싱 지역 루즈벨트 애비뉴 선상의 아파트 6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뉴욕시 소방국 소속 소방관들이 화재 진압중 이 아파트에 살던 이종훈(50)씨와 부인 이성혜(54)씨, 아들 현빈(16·미국명 브라이언)군 등 3명이 거실에 쓰러진 채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당시 현장에는 곳곳에 유혈이 낭자한 가운데 부인 이씨와 아들 현빈 군의 사체는 불이 붙은 담요에 씌워져 있었고, 남편 이씨는 손목에 자상을 입은 상태로 숨져 있었다. 불은 약 40분만인 오전 5시30분께 진화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빚에 시달리고 있다는 내용의 남편 이씨의 유서와 피가 묻어있는 칼이 발견된 점을 미뤄 남편 이씨가 부인과 아들을 칼로 찔러 살해한 뒤 불을 지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씨는 친척에게 남긴 한글로 된 짧은 유서에서 경제적 고통을 시사하면서 ‘내가 혼자 죽으면 아들과 아내에게 너무 많은 문제들이 남는다. 우리 모두 떠나야 한다’고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뉴저지에서 트랙터 트레일러 운전기사로 일을 했으며, 부인은 맨해턴 소재 네일 살롱에서 오랜 기간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 현빈 군은 뉴욕시 특목고인 브루클린 테크니컬 고교 11학년으로, 사고 전날 개학을 맞아 엄마와 함께 에버크롬비 의류 매장에 가기도 했다는 게 이웃들의 전언이다.
지인들에 따르면 남편 이씨는 2005년 10만달러 상당의 부채 문제로 개인파산을 신고하는 등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최근 들어서는 부인 이씨의 건강까지 악화되는 등 가정에 여러 악재가 겹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초에는 지난 2011년 발생했던 교통사고 피해로 제소했던 소송에서 패하면서 보상금을 전혀 받지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 가족이 출석했던 퀸즈 베이사이드 소재 새누리장로교회 김형석 담임목사는 “남편은 교회에 출석하지 않았고, 부인과 아들이 약 10년간 교회에 출석했다”며 교인들이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함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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