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한인노인센터 회원들이 만든 도자기들.
“내가 71년에 들어왔거든? 그 시절에는 한국에서는 정말 아무 것도 없었어. 공장도 별로 없고.” “처음에는 힘들었지. 차도 만지고 하다 보니까 차 수리공으로 간 거야. 한 6년 하다가 남들이 장사한다고 하니까 나도 같이 그로서리 했지.” “어떻게 생각해보면 흑인들이 아니면 여기서 발 못 부쳐. 한국에 흑인들이 왔다면 발 못 부친다 이거야. 왜? 배타심이 많아서. 근데 흑인들은 물어보면 잘 대해주고, 하나도 경계 안하고 그러니까. 개중에 나쁜 사람들이 있어서 조금 두려움을 갖지만 다는 아니니까.”-오경환
한인 이민 1세대들이 겪은 애환이 지역사회에 소개됐다.
노스 애비뉴와 찰스 스트릿을 중심으로 하는 볼티모어 한인타운에서 지난 주말에 열린 ‘팝업 코리아 타운(Pop-Up Korea Town)’ 행사 중 하나인 옹기 전시회에는 한인노인들이 쏟아낸 ‘지난 날’들이 직접 빚은 도자기와 함께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 행사를 기획한 알레테이아 신(한국명 신현진)씨가 볼티모어한인노인센터 도자기반 노인들의 이야기를 받아 적어 영문과 한글로 도자기와 함께 전시했기 때문이다. 서울떡집에서 열린 이 전시회를 위해 신 씨는 지난해 11월 6일부터 8주간 매주 목요일 노인센터에서 도자기 교실을 진행했다.
“처음에 와서 고생 많이 했어요. 말도 못해요. 눈물로 적응했지요. 우리도 엄청 울었어요. 돈도 1전 짜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10전짜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고 장사 시작한 거에요. 그게... 물건 값은 알아야 되잖아.” “제제라는 흑인애가 있어. 갈 데가 없는지 맨날 (우리 가게에) 와서 있어. 날마다 우리한테 와서 악수하고 놀고. 근데 걔 덕을 많이 봤어요. 애들이 와서 훔쳐가고 막 이러면 지가 들어와서 ‘너 그렇게 할 꺼면 오지 마라. 여기 우리 마마란 말이야’하고 막아줬죠.” -최은순
노인들은 1세대로서 감내할 수밖에 없었던 고초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누구나 겪은 일이기에 공감대의 형성도 자연스러웠고, 주민들도 미처 알지 못했던 한인들의 고생과 어려움에 고개를 끄덕였다. 노인들은 그러면서도 자신들의 경험을 승화시켜 후세대에 대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와서 고생은 했지만 보람도 있었지요. 애들 공부도 시키고. 한국에서는 그 때는 여건이 안되었잖아요. 아무리 우리가 열심히 해도 할 게 없었고. 와서 애들도 잘 따라줬고. 고생이야 했지만 보람있게, 지금 노년에 이렇게 편하게 지낼 수 있으니까 감사하죠.”“무슨 일이든지 성실하게, 공부하는 것도 그렇지만 장사를 해도 아주 성실하게 하면 결국 사람들이 다 알아요.” -정위균
신 씨가 주관한 ‘옹기 프로젝트’는 MICA의 데커 갤러리에서 17일부터 내달 3일까지 다시 전시회를 갖는다.
<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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