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리아 내전중인 정부-반군, 유적 훼손 중단 합의
2009년 촬영한 팔미라 소재 고대도시의 한 부분. 지난 5월 이곳을 장악한 테러집단 이슬람국가(IS)는 고대 사원과 동상들이 불경스럽다고 보고 있어 훼손이 우려되고 있다.
시리아 내전은 4년 넘게 치열하게 계속되고 있지만 정부와 여러 분파 반군들은 시리아의 풍요로운 문화유산이 자신들의 교전과 테러집단 이슬람 공화국(IS)의 공격으로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힘을 합하고 있다.
독재자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을 축출하려는 반군들과 정부군 사이의 전쟁이 발발한 2011년 이후 시리아 전국에 걸쳐 귀중한 유적과 유물들은 훼손과 약탈 등 끊임없는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
“양 진영의 고고학자들이 군인들에게 유적지를 전투지역으로 사용하지 말고 문화유산이 약탈과 파괴당하지 않도록 지켜달라고 촉구하고 있다”고 유적지를 관장하는 시리아 유물박물관의 마아모운 압둘카림 관장은 말했다.
“우리는 시리아인만이 자신의 유산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그는 “이것은 우리의 역사이며 이 역사를 보존하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이 특별한 협력은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인류문명 초기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시리아의 귀중한 유적들이 파괴되는 것에 경종을 울리면서 이루어졌다. 워싱턴의 싱크탱크 제임스타운 파운데이션에 의하면 2011년 이후 시리아 전체 박물관의 3분의 1과 최소한 16곳의 중요한 유적지가 전투에 의해 훼손되었고 밀수나 도굴꾼들에 의해 약탈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칸소대학도 최근 위성사진을 사용하여 알렉산더대왕의 후계자들이 세운 도시 아파메아의 고대 유적지에서 발생한 4,000건의 불법 도굴 사례를 문서화 했다.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시리아 문화유산에 대한 엄청난 재난”이라고 아칸소대학 고고학 교수 제시 카사나는 개탄했다. 그는 동양연구 미국대학의 시리아유산 기획의 공동디렉터이기도 하다.
이 같은 사태의 전환을 위해 시리아 정부와 반군, 양 진영의 고고학자들이 중립적 지역위원회, 국제사회 전문가들과 협력하여 유적과 유물 등 문화적 유산 지키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다.
“정치 성향에 관계없이 시리아의 고고학을 구하는 것이 목표”라고 시리아 고고학자 체이크모스 알리는 강조한다. 그가 반군지역의 유적지 감독을 체계화하기 위해 설립한 단체가 시리아 고고학보호협회다.
보스라 유적 보호는 이 협회가 성공한 대표적 작전이라 할 수 있다. 남부 시리아의 옛 아라비아 로마지방의 수도였던 보스라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적지의 하나인데 보호협회가 반군과 정부군 사이의 이 지역 교전을 멈추도록 중재하는데 성공, 2세기 때 로마식 극장을 포함한 유적들을 폐허가 되기 직전 구해낸 것이다.
협상에 의해 반군들은 이 도시의 유적지 인근에서 철군했으며 정부군은 이 지역엔 폭격을 안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달 후 고고학자들은 협상 이전 초기 전투에서 훼손된 유적 복원에 나섰고 지역 민병대가 이곳 보호의 책임을 맡기로 했다.
“보스라에서의 노력이 성공한 것은 커뮤니티의 협조 덕분”이라고 시리아 과도정부 유산전담 태스크포스 책임자 아므르 알라즘은 말한다. “보스라 주민들이 정치적 이견을 접어두고 이 도시를 구하자고 합의했기 때문이지요”
이제 양 진영의 고고학자들은 시리아 서부 아이들리브 박물관과 지하실에 감추어 둔 1만5,000점의 유물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유물들은 금년 초 반군이 이 지역을 점령하고 정부군이 반격을 개시한 이후 위험에 처해있는 상황이다.
알라즘은 이 박물관의 유물을 보존하기 위한 협상이 비공식 채널을 통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측 고고학자들은 우리와 공개적으로 소통하지는 않습니다. 자칫 체포될 수도 있으니까요”
이들의 노력이 항상 성공하여 긍정적 결과를 내놓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오랫동안 알레포의 유적과 박물관들을 보존하려고 애써왔다. 그러나 가장 치열한 전투지였던 알레포의 상당부분은 잿더미가 되었다. 그래도 박물관들은 유적지보다는 피해가 덜 했는데 지붕 등이 파손되어 빨리 손을 쓰지 않으면 엄청난 피해를 당할 것이라고 보존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현재 이 지역 역사적 유물에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는 것은 테러집단 IS다. 지난 5월 중앙 시리아의 팔미라 고대 유적지를 점령한 IS는 고대 사원과 동상들을 상당히 ‘불경스러운 것’으로 보고 있다고 고고학자들은 말한다.
“보스라의 성공작전이 팔미라에도 적용되기를 희망한다”는 압둘카림 관장은 “그러나 이번에 우리가 협상해야할 무장군대는 전과는 다른 집단, 야만인들이다”라고 말했다.
과격한 무력 테러집단 IS로부터 유적을 지키려는 고고학자들의 노력은 지금까지의 어떤 협상보다 훨씬 힘들 것으로 고고학자들은 각오하고 있다. “IS의 영역은 우리가 아무런 접근 통로도 확보하지 못한 완전히 분리된 세계”라고 알라즘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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