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대 61%로 압도적... 총리 “채무탕감 협상”
▶ 유로존 탈퇴여부 안갯속
5일 국민투표에서 부결을 지지한 그리스 시민들이 투표결과가 확정되자 국기를 흔들며 기뻐하고 있다.< AP>
그리스 국민이 채권단의 긴축요구안을 거부하는 선택을 했다.
그리스는 5일(현지시간) 실시한 채권단의 제안에 대한 국민투표에서 박빙 예상을 깨고 반대가 61%로 찬성(39%)을 20%포인트 이상 표차로 긴축안 거부를 결정했다.
사전 여론조사에서 찬성과 반대가 각각 44%와 43%로 1%포인트 안팎의 차이만 보였지만 예상을 깨고 ‘큰 반대’(Big No)를 보였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의 ‘반대가 클수록 정부의 협상력을 높여 채권단으로부터 더 좋은 합의안을 끌어낼 수 있다’는 설득 등이 막판 반대여론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유권자 약 985만명은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채권단이 지난달 25일 제안한 협상안에 찬성과 반대를 선택했다. 이번 투표의 질문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이 6월25일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회의에서 제안한 협상안을 수용하느냐”였다.
국민투표 결과 반대로 결정됨에 따라 그리스의 운명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미지의 영역’으로 들어섰다. 치프라스 총리의 주장대로 ‘더 좋은 협약’이 체결될 것인지, 협상이 난항을 겪고 ECB가 유동성 지원을 중단해 그리스 은행들도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맞을지 등 극단적으로 다른 주장이 맞설 정도로 그리스 사태는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재계에서는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는 파국은 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스와 채권단 모두 협상 결렬에 따른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의 파장을 잘 알고 있고, 국민의 재신임을 받은 치프라스 총리의 위상이 높아진만큼 진통을 겪겠지만 결국 타결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은 유럽 대륙은 물론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 채권단 입장에서는 그렉시트로 가는 파국을 막기 위해서라도 그리스 현 정권을 다시 협상장에서 마주해야 필요성도 나온다. 오는 7일 개최될 유로존 정상회의가 그리스 사태의 향방을 가늠할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대 채권국인 독일과 프랑스 정상은 이날 전화통화를 하고 그리스 국민의 뜻을 존중한다며 7일 유로존 긴급 정상회의를 요청했다. 치프라스 총리가 이 회의에 참석해 18개 회원국 정상들과 협상 재개 또는 합의를 이뤄낼지 아니면 협상 파트너로서 자격을 잃을지 등이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의에서 채권단이 그리스 정부와 협상을 거부하기로 결정한다면 그리스는 지난달 30일 국제통화기금(IMF)에 ‘기술적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낸 것에 이어 오는 20일 ECB 부채도 갚지 못하는 실질적 디폴트로 파국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그리스의 국민투표 결과가 반대로 나오면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리스 악재가 유럽은 물론 세계 경제를 흔들어 올해 예고된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미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중국 경제의 부진과 신흥국 위기 등으로 신음하는 세계 경제는 그리스 사태 악화에 따른 유럽 경제의 위축으로 휘청거릴 수 있으며 미국도 이 영향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그리스 부채협상 실패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고조되면 달러화 강세는 불가피하다.
미국 역시 그리스 사태의 향방을 주시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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