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대형 총기 사건이 자주 발생하는 원인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지목한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아메리칸 드림은 미국을 지탱하는 원천이자 세계 초일류 국가로 이끈 원동력으로, 평등과 다양성을 바탕으로 누구나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미국만의 독특한 신화다.
긍정적인 이 말의 이면에는 그러나 이 꿈을 이루지 못하면 큰 좌절을 맛볼 수 있다는 부정적인 의미도 있다.
24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앨라배마대학 형사행정학과의 부교수인 애덤 랭퍼드는 이날 열린 제110회 미국사회학회(ASA) 연례 총회에서 미국을 포함한 171개국에서 발생한 대형 총기 사고를 비교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랭퍼드 교수는 대형 총기 사고를 ‘강도, 인질, 갱단 폭력 등을 제외하고 불특정 일반인을 겨냥해 4명 이상을 살해한 사건’으로 정의하고 1966년부터 2012년 사이 전 세계에서 터진 이와 같은 사건의 사례를 모았다.
랭퍼드 교수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예멘, 스위스, 핀란드, 세르비아는 전 세계에서 국민 1인당 총기 소유 비율이 높은 5개 나라다.
당연하게도 이 5개국은 국민 1인당 대형 총기 사건 용의자 비율이 높은 15개 나라에도 속한다.
총기 소지 비율이 높으면 그만큼 대형 총기 살상이 벌어질 확률도 크다는 점을 구체적인 자료로 입증한 것에 의미를 둔 랭퍼드 교수는 특히 미국에서 총기 참사가 빈발하는 이유에 주목했다.
그는 사례 비교를 통해 미국에서는 총기 사건 용의자의 절반 이상이 화기를 최소 2정 이상 사용했다면서 총기를 복수로 사용해 범죄를 저지르는 경향은 다른 나라보다 3.6배 높다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에서 유통되는 총기류는 2억 정이 넘는다. 이 탓에 미국 인구는 세계 전체의 5%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 대형 총기 사건 용의자의 31%를 차지하는 극심한 불균형을 보인다.
미국의 총기 참사 용의자들이 공격 장소를 학교, 공장, 사무실로 삼은 것과 달리 다른 나라의 용의자들은 검문소와 기지 등 군 시설을 집중적으로 겨냥한 것도 큰 차이다.
랭퍼드 교수는 미국의 대형 총기 사건이 여타의 국가와 다른 성향을 보이는 이유로 높은 총기류 소지 비율과 함께 아메리칸 드림을 꼽았다.
그는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수 있다는 신념이 가득한 미국에서 꿈의 실현을 차단당하거나 직장 동료와 관계가 부정적인 사람들은 성공에 대한 큰 압박을 느낀다"면서 "용의자의 우울증, 정신분열증, 피해망상, 자아도취증이 결합되면, 왜 미국에서 총기 참사가 자주 발생하는지를 잘 알 수 있다"고 풀이했다.
랭퍼드 교수는 다른 나라의 용의자도 이와 비슷한 문제를 겪지만, 미국의 용의자처럼 과대망상에 사로잡히는 사례가 드물고, 그에 따라 총에 의지하는 경우로 적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대형 총기 참사 후 포괄적인 총기 통제법을 만든 호주의 예를 들어 미국도 총기 유통을 줄인다면 총기 사고를 낮출 수 있다고 제언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