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3달러만 내세요”.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글썽이고 있었다. 10여년 전 야드세일에서 있었던 일이다.
당시 공부를 막 시작하는 남편이 서서 발표하고 강의하는 걸 연습하고 싶다고 보면대 같은 것을 좀 구했으면 했다. 그런데 그즈음 따뜻한 토요일 오전 조그만 시골집 마당에 있는 보면대가 확 나를 잡아끄는 것이었다. 주인에게 값을 물었다.
나는 “남편을 위해 구입한다, 한국에서 온지 얼마 안됐다”라고 말하며 약간의 가격흥정을 하려고 했다. 그랬더니 웬걸 주인이 확 나를 안았다. 그러고는 말을 시작했다.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는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얼마 안됐다, 이것은 아버지의 유품인데 누군가 아버지처럼 잘 쓰기를 바란다, 그게 너의 남편이어서 참 기쁘다며 눈물을 머금었다. 그리고는 그냥 3달러만 내라고 했다.
두고두고 미국사람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에피소드다. 우리 한인들 같으면 공짜로 주거나 아님 안 팔지 눈물까지 글썽이며 3달러 얘긴 못하는데... 공짜가 아니라 서운했다는 말이 아니다.
소박하고 따뜻하고 그러면서도 3달러를 얘기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섬세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재밌다. 어려서부터 잔디를 깎고 집안청소를 하며 용돈을 벌어왔던 이들. 하나하나 합리적으로 계산하는 것이 습관이 된 사람들 틈에 우리가 살고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맥도날드가 제일 큰 레스토랑인 시골 동네였기에 그랬던가? 이해가 되기도 하고 안되기도 하는 소박하기도 하고 나름 계산적이기도 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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