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자신의 이야기 풀어내
재미 여류소설가인 이매자씨가 지난 12일 워싱턴대학(UW) 북소리 행사에서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자신의 이야기와 함께 유교적 전통에 얽매여 살았던 한국 여자들의 이야기를 펼쳐냈다.
이씨가 이날 다룬 책은 자전적 소설인
(하늘의 목소리)였다. 당초 자신의 이야기를 단편으로 엮어 자서전으로 만들 생각이었지만 출판사의 권유로 10년에 걸쳐 소설 형식으로 바꿔 지난해 출간, 미국에서 4개의 상을 휩쓸었다.
UW 한국학도서관이 한인들의 교양 프로그램으로 매달 마련하는 북소리에서 영문 소설이 다뤄지기는 처음이지만 고희(古稀)를 넘긴 이씨는 이날 박력이 넘치면서도 맛깔스러운 한국말로 강연해 참석자들을 매료시켰다.
참석자들은 웃음을 터뜨렸지만 사실 그녀가 전한 이야기는 너무나도 슬펐던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자화상이었다. 1943년 변호사의 집안에서 태어났던 이씨는 남녀 쌍둥이일 경우 여자 아이를 애가 없는 남의 집으로 입양 보내던 당시 풍습에 따라 트럭운전사의 집안에 입양됐다. 부부 금실이 유달리 좋았지만 아들을 낳지 못해 첩을 들여와 한 집에서 살아야 했던 당시 양부모, 입양된 사실도 모른 채 살다가 5살 때 아버지가 첩을 두면서 “네가 딸로 태어나서 이런 불행이 왔다”는 동네 사람들의 핀잔, 첩의 아들로 태어나서 결혼도 하기 힘들었던 남동생 이야기 등을 풀어놨다.
이씨는 “기독교 교리의 바탕이 10계명이라면 옛날 한국에서는 유교가 바로 그 10계명이었다”며 “그동안 여권이 많이 신장됐지만 아직도 남존여비의 유교 사상이 잔존해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나를 입양해서 키우고, 첩과 함께 살아야 했던 나의 어머니의 이름이 ‘음천’(音ㆍ소리음, 天ㆍ하늘천)이어서 그것을 그대로 옮겨 책 제목을 지었다”면서 “영문소설을 쓰면서 이미 한국어로도 번역 해놓은 상태인 만큼 조만간 한국어 소설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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