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내성적인 아이였다. 여러 사람 앞에 서면 얼굴이 빨개지고 내 생각을 제대로 말로 표현한 적도 없다. 어떻게 하면 이런 성격을 고칠 수 있을까 많이 고심을 했었다.
대학생이던 어느 날 ‘아르바이트 학생모집’ 신문광고를 보게 되었다. 그래서 서울 안국동에 위치한 H 출판사로 찾아갔다. 카탈로그를 들고 가서 책을 판매하는 업무였다.
마침 방학 때라 기회는 좋았다. 하지만 고객을 만나 책을 팔려고 하니 창피해서 말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하루 종일 성과 없이 끝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이때 같이 일하던 다른 아르바이트생이 나에게 “함께 뛰어 보자”고 제의했다.
그는 자기가 고객에게 접근하여 판매하는 방법을 눈여겨보고 그대로 하라며 시범을 보여 주었다. 그는 대담하고 자신감이 흘러 넘쳤다. 치밀한 접근 방법과 상대방 말을 다 듣고 책을 구입하게끔 하는 끈질긴 근성이 보통이 아니었다.
나도 용기를 내어 그 친구의 비법으로 고객을 설득했지만 여러 번 실패를 거듭 했다. 그렇지만 마침내 ‘한국문학전집 한 세트’를 팔게 되었다. 그리고 조금씩 판매실적이 늘어났다. 그 대가로 기본수당과 성과금을 받았을 때 나는 천하를 휘어잡은 것처럼 기뻤다. 그리고 내 성격도 어느새 외향적으로 변하고 있었다. 돈벌이가 얼마나 힘든지도 깨닫게 되었다.
우리는 방학 중의 짧은 아르바이트를 통해서 친구가 되었다. 그는 졸업하자마자 고시에 합격하여 법조인이 되었다. 나에게 적극적인 사고의 중요성을 알게 해준 그 친구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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