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위대 3명 체포…’퍼거슨·볼티모어 폭동’ 재현 우려
미국 일리노이 주 시카고에서 백인 경관이 흑인 청년을 살해한 동영상이 일반에 공개되자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나서면서 대형 폭동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시카고 경찰은 지난해 10월 20일 백인 경관 제이슨 반 다이크가 흑인 청년 라쿠안 맥도널드(당시 17세)를 살해한 장면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공개는 법원의 명령에 따른 것으로 일리노이 주 쿡 카운티 검찰이 해고된 다이크를 1급 살인죄로 기소하기 불과 몇 시간 전에 이뤄졌다.
다이크는 작은 칼로 경찰차 타이어를 긁고 있던 맥도널드를 발견한 지 30초도 지나지 않아 총을 쐈고 그가 쓰러지고서도 13초 동안 총격을 가하는 등 16발을 퍼부어 과잉 대응 논란을 일으켰다.
맥도널드가 다이크에게 말을 걸거나 위협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 영상으로 확인되자 분노한 시카고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시카고 시내 미시간 가(街) 등으로 나온 시위대 수백 명은 "16발!"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 충돌했으며 3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체포된 시위 참가자를 태워 가려는 경찰 승합차를 가로막기도 했다.
방독면을 쓰고 시위에 나서거나 경찰이 친 폴리스라인을 밀어내려는 시도도 있었으나 경찰이 최루탄을 사용하지는 않았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시카고의 흑인단체 관계자는 "우리는 그저 잔인한 경찰이 흑인의 목숨을 앗아갔을 때 이 도시, 경찰, 너무도 많은 사람이 보여준 무관심에 좌절했을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영상 공개에 따른 시위가 '퍼거슨 사태'나 '볼티모어 사태' 등과 같은 경찰의 과잉 진압과 흑인 사망에 이은 대규모 폭동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시에도 경관의 체포 장면을 찍은 동영상이 폭동의 도화선이 됐다.
사건이 일어난 지 1년이 넘은 시점에 영상이 공개됐지만 흑인 청년이 무고하게 죽었다는 사실에 분노한 시위가 실제로 발생하자 시카고 시는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다.
람 이매뉴얼 시장은 "영상을 본 사람들이 분노를 느끼고 항의 시위를 원할 것이라는 점을 이해한다"면서 "대립의 장벽보다는 이해의 다리를 만들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AP통신은 비디오 공개와 관련, "흑인 청년의 피격 사망 사건이 있은 퍼거슨과 볼티모어에서의 소요 사태가 시카고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감이 퍼진다"고 전했다.
맥도널드의 가족은 "우리보다 더 분노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크게 외치고 싶다면 평화적으로 하라. 맥도널드의 이름으로 폭력에 의존하지 말라"고 폭력적 시위에 반대했다.
시카고 시는 지난 4월 맥도널드 가족에게 합의금 격으로 500만 달러(약 57억원)를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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