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아일랜드 락빌 교구 최초의 한인 사제 탄생 기록을 남긴 임지하 신부가 롱아일랜드한인성당에서 첫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서품 미사에서 머피 주교에게 순종서약을 하는 임지하 신부. <사진제공=롱아일랜드한인성당>
롱아일랜드 락빌 교구가 최초의 한인 사제를 배출했다.
천주교 롱아일랜드한인성당(주임신부 정창식 스테파노) 출신의 임지하 테오도로(26) 신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롱아일랜드한인성당도 한인공동체가 생겨난지 36년 만에 처음으로 탄생한 한인 사제 소식에 축제 분위기다.
임 신부는 윌리엄 머피 주교 집전으로 락빌 교구의 성아그네스 성당에서 6월25일 사제서품을 받고 다음 날 롱아일랜드한인성당에서 사제로서 첫 미사를 집전했다. 사제서품 미사에는 머피 주교를 비롯해 보좌주교, 사제, 신학생, 신자 등 600여명 이상이 참석해 임 신부의 사제서품을 축하했다. 첫 미사도 롱아일랜드성당 주임인 몬시뇰 리차드 바우호프 신부와 신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임 신부는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부터 함께 해 온 롱아일랜드한인성당 신자들과 미사를 봉헌할 수 있어서 너무 큰 영광이고 기뻤다. 특히 사제서품과 본당 첫 미사까지 도움과 배려를 아끼지 않은 정창식 본당 신부님께 감사드린다”며 “분수에 맞지 않는 커다란 은총을 내려주신 주님께 감사드리고 매일 매일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11세에 미국에 건너온 1.5세인 임 신부는 어린 시절 한국에서 소속된 본당에서 복사를 서면서부터 사제직에 대한 꿈을 키워왔다. 천주교 사제서품에는 독신 서약과 순종 서약이 따르지만 부모님도 아들의 결정에 아주 기뻐하셨다고.
이후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부모님께 신학교 입학 계획을 말씀드리자 나병환자를 돌보다 순교한 몰로카이의 다미아노 성인처럼 살아갈 각오가 서있냐는 질문부터 받았다. 당시 그만큼의 각오는 없다는 솔직한 대답을 들은 부모의 권유로 일반 대학을 우선 진학해야 했다.
하지만 1년 후 쯤 롱아일랜드한인성당 주임신부를 지낸 주영돈 토마스 신부와의 만남이 결정적인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모든 사제가 성인이 될 수는 없지만 사제직을 수행하며 계속 성장할 수 있다는 주 신부의 가르침과 더불어 아낌없이 내어주는 살신성인의 삶을 살아가는 주 신부의 모습에 마음이 움직여 신학교로 다시 옮겼다.
사제서품을 받기까지 총 8년의 교육과정을 이수한 임 신부는 서품을 받은 후 인근 맨하셋에 있는 성마리아 성당을 첫 소임지로 임명 받아 현재 보좌 신부로서 사제의 첫 소임을 수행하고 있다.
임 신부는 “성사론적으로는 서품을 받고 천주교 사제가 되긴 했지만 아직 현실적인 기준으로 볼 때 저는 사제직을 완전히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 되지 못한다. 사제로서 그 몫을 해낼 수 있는 날까지 마음속에 품고 있는 열정이나 포부는 잠시 잊어버리고 선배 신부님과 신자들의 가르침을 먼저 받으며 천천히 배워나가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사제를 꿈꾸는 한인 청년들에게는 사람의 말에 끌려 그리스도께 다가간 것이 아니라는 개인적인 경험에서 우러난 조언을 들려줬다. 임 신부는 “저를 그리스도께 좀 더 가까이 이끄는 것은 가벼운 말 한마디가 아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묵묵히 그리스도만을 바라보며 오로지 전진할 줄 밖에 모르는 멋진 사제와 교우들의 뒷모습”이라며 “사제를 꿈꾼다면 주변에 모범적인 행동으로 몸소 그리스도의 말씀을 실천하는 사제와 교우들의 가르침을 청하고 함께 기도하라”고 권했다.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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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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