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자들 “향후 언제라도 본진·여진 발생 가능”
▶ 미·영 지진 경고하면서도 여행자제 권고는 않아

아마트리체의 무너진 성당 [EPA=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규모 6.2의 강진이 강타한 이탈리아 중부 산악지방은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많은 문화유산이 어우러져 전 세계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지역이다.
특히 이번 지진의 가장 큰 피해 지역인 라치오 주 아마트리체와 아쿠몰리, 움브리아 주 노르차 등은 14세기 프레스코화가 가득한 성당 등 중세 역사문화 유적이 상당수 남은 고도(古都)로, 여름철이면 휴가를 보내러 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미국 타임지와 영국 텔레그래프 등은 이 지역으로 여행을 계획했던 이들이 지진으로 고민에 빠졌다며 향후 지진 발생 가능성을 포함한 위험도를 가늠하는 기사를 일제히 실었다.
잘 알려졌듯이 이탈리아는 유라시아, 아프리카 대륙판이 맞물리는 곳 위에 있어 유럽에서도 특히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국가다.
영국 외무부 여행안내에 "이탈리아는 땅의 작은 흔들림이나 지진이 거의 일상화됐다"는 경고가 담겼을 정도다.
이번 지진으로 큰 피해를 본 아마트리체와 아쿠몰리는 이탈리아 반도의 뼈대로 불리는 아펜니노 산맥을 따라 작은 지진 단층선이 몰린 곳 위에 있다.
전문가들은 시점을 정확히 예측할 순 없지만 향후 비슷한 규모의 지진이 이 지역에서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영국의 지진학자인 실비오 드앤젤리스 교수는 타임지에 "이전에도 같은 지역에서 비슷한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며 "앞으로 이 지역에서 같은 규모의 지진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매년은 아니겠지만, 확실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진이 발생한 이탈리아 중부지역 [EPA=연합뉴스]
잦은 지진이 상수이지만 수천년에서 수백년간 이 지역을 지켜온 건축물들이 현대 건물처럼 내진 설계가 되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가 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법률로 도시 현대화를 제한한 것이 이 지역 마을들을 지진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드앤젤리스 교수는 "현대 건축물은 지진 위험성 평가를 받고, 현대의 기준에 따라 건축된다"며 "하지만 긴 역사를 가진 이탈리아 마을들의 건물들은 내진 보강이 힘들고, 그 비용도 엄청나다"라고 설명했다.
카민 갈라소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지진공학 교수도 "높은 인구밀도와 많은 문화유산이 이탈리아를 지진에 취약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현시점에서 여행 계획을 검토할 때 여진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다는 사실은 가장 심각하게 다가오는 문제다.
전문가들은 본진에 이은 여진이 길게는 5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드앤젤리스 교수는 "가장 큰 여진은 보통 본진보다 작은 규모로 발생한다"며 앞으로 규모 5 정도의 여진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발생시점은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큰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페루자 등 이탈리아로 향하는 항공편은 아직 정상적으로 운행되고 있다고 타임지는 전했다.
미국 국무부도 여행안내서에 "여러 주요 지진 단층선이 이탈리아를 관통한다"고 적고 있지만 이탈리아 여행 자체를 자제하라고 권고하지는 않고 있다.

응급요원들이 아마트리체의 무너진 건물에서 구조활동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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