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이민자 차별…멜라니아 옷 안만들어” 디자이너들 논란

새 퍼스트 패밀리 [EPA=연합뉴스]
미국 제조업 부흥을 내걸고 대통령에 당선된 억만장자 기업가 출신 도널드 트럼프와 패션모델 출신 부인이 취임식을 비롯한 공식 석상에서 선택할 옷은 미국산일까.
내년 1월 20일 취임 선서를 할 트럼프 당선인 가족이 어떤 디자이너를 선택할지 관심이 역대 대통령 때보다도 크다.
트럼프가 당선 이후 관행을 깨는 행보를 이어간다는 점, '럭셔리'한 취향을 가진 거부라는 점, 선거 기간 미국 제조업 살리기를 설파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게다가 논란으로 점철됐던 선거 유세 여파는 당선 후에도 미치고 있다.
영국 BBC,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대선 기간 힐러리 클린턴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던 미국 패션업계는 트럼프 당선 이후 낭패감에 빠졌다. 이민자 출신 디자이너, 모델 등 패션계 종사자가 많다는 특성도 십분 반영됐다.

멜라니아 의상 제작 공개 거부 [소피 시알레 트위터]
공개 보이콧 선언까지 나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의 옷을 8년간 만든 프랑스계 소피 테알레는 지난 17일 공개 편지에서 "어떤 식으로든 다음 퍼스트레이디의 옷을 만드는 데 협력하지 않겠다"며 "동료 디자이너들도 그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민자로서 나는 미국에서 꿈을 좇을 기회를 얻었다"며 "트럼프가 선거운동 기간 부추진 인종주의, 성차별주의, 외국인혐오는 우리가 따르며 사는 가치와 어긋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디자이너들이 정치색에 빠져선 안 된다는 반박도 바로 나왔다.
토미 힐피거는 패션 전문지 WWD에 "사람들이 이 문제에 정치적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멜라니아는 매우 아름다운 여성이며 어떤 디자이너라도 그녀에게 옷을 만들어주는 것을 자랑스러워해야 한다"며 "모두 미셸의 옷을 만드는 데는 만족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힐피거 자신도 "내 옷을 아시아계, 흑인이 입기를 바라지 않는다"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의혹에 오랫동안 시달렸고 이는 헛소문이라고 항변해 왔다.

공화당 전당대회 때 자신의 브랜드에서 나온 드레스 입은 이방카 [EPA=연합뉴스]
퍼스트패밀리 중 가장 세간의 주목을 받는 수려한 외모의 맏딸 이방카는 자신의 의류 브랜드에서 나온 옷을 입는 만큼 궁금증은 멜라니아의 선택에 쏠려 있다.
미셸은 다양한 국가 출신 디자이너 옷을 고루 입으면서도 미국 브랜드나 미국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들의 옷을 즐겨 입어 패션 정치 및 패션 외교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멜라니아가 입어 이제까지 주목받은 옷들은 주로 유럽산 명품이었다.
트럼프를 둘러싼 성추행 논란 중 선택한 옷이 하필 구찌의 '푸시(pussy, 여성의 성기를 뜻하는 속어) 보' 블라우스여서 논란이 됐다. 공화당 전당대회 때는 세르비아 디자이너 록산다 일린칙의 우아한 흰색 원피스를 입었다.
트럼프 역시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 때 협찬받았던 이탈리아 명품 수트 브리오니를 여전히 즐겨 구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BBC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시절부터 미국 대통령은 미국제 수트를 선택하는 오랜 전통이 있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분명히 전통에 얽매이는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그러면서 2009년 취임식 때 정치적 고향 시카고 브랜드인 하트 막스를 선택했던 오바마 대통령의 사례를 들면서 "뉴요커 트럼프는 자신의 중요한 날에 오바마와 비슷한 메시지를 줄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던졌다.

구찌 ‘푸시보’ 블라우스 입은 멜라니아 [AP=연합뉴스]

2009년 취임 무도회 때 시카고 양복점 턱시도 입은 오바마와 뉴욕에서 활동하는 제이슨 우의 드레스를 입은 미셸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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