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톰프슨 벌타는 불행한 상황…미묘한 느낌 든다”
2년 7개월여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우승컵을 들며 '무관의 여왕'이란 별명을 벗어던진 유소연(27)이 "승리를 너무나 갈망했었다"고 말했다.
유소연은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 컨트리클럽 다이나 쇼어 코스(파72·6천763야드)에서 열린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뒤 기자회견에서 "오랫동안 LPGA 투어 승리를 기다렸는데 생각지도 않았던 우승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소연은 최근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정작 우승은 없었다. 그의 LPGA 투어 마지막 우승은 2014년 8월 캐나다여자오픈이었다.
우승 확정 후 눈물을 흘린 유소연은 "그린에서 눈물을 흘린 것은 처음인 것 같다"라며 "나에 대해 '잘하는 선수이지만 우승을 못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정상에 오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점을 증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대회 우승자의 전통인 '포피 폰드'에 몸을 내던지는 우승 세리머니를 한 유소연은 "원래 찬물로 샤워하지 않지만, 이런 것이라면 100번이라도 할 수 있다"며 웃었다.
코스에서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유소연이지만 연장전에서 너무나 긴장했다는 사실도 털어놨다.
유소연은 연장전 첫 홀에서 5번 우드로 친 세컨드 샷이 워터해저드 앞까지 굴러간 상황을 설명한 뒤 "너무나 긴장했지만, 운이 좋게도 워터해저드에 빠지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유소연은 1.5m 퍼팅으로 우승을 결정한 상황에 대해서도 "손이 떨리고, 머리가 복잡해졌다. '수천 번이나 연습한 퍼팅이니 넌 할 수 있어'라고 자신을 타일렀다"고 소개했다.유소연은 4벌타로 발목이 잡힌 렉시 톰프슨(미국)에 대해선 "같은 선수로서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유소연은 마지막 라운드 우승경쟁에서 다소 멀어진 상황이었지만 톰프슨의 벌타 이후 순위를 끌어올렸고, 결국 연장전에서 메이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날 유소연은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기록해 4언더파 68타를 쳤다.
당시 상황에 대해 유소연은 "톰프슨의 벌타 때문에 갑자기 우승경쟁에 뛰어들 수 있었지만, 그 상황에 신경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한 타, 한 홀에 집중했고, 그때까지 한 경기 스타일을 바꾸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유소연은 미국 관중들이 18번 홀에서 톰프슨의 이름을 연호한 것도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유소연은 "여기는 미국이고, 톰프슨은 미국인이기 때문에 관중이 톰프슨을 응원한 것도 당연하다"라며 "그러나 많은 한국 관중들도 이곳에 나왔고, TV를 통해 한국에서 응원하는 팬들도 많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톰프슨의 벌타 논란 탓에 자신의 우승도 빛이 바랠 우려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우승을 했지만, 분명히 미묘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경기 도중 어떤 일이 발생했어도, 결국 톰프슨과 연장전을 치렀고 내가 우승했다"고 지적했다.
유소연은 "그 상황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 내가 우승했다는 사실을 마음에 담아두고 싶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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