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TV 방송을 보면 진행자가 나이든 출연자를 ‘어머님’ ‘아버님’으로 부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추측컨대, 친근감을 불러일으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작가의 대본에 따른 것인 듯하다.
예전에는 절친한 친구의 어머니나 아버지를 내 부모처럼 여겨, 앞뒤 수식어 생략하고 ‘어머니…’ ‘아버지…’ 하고 부른 기억이 난다. 그러면 그분들은 스스럼없이 “오~냐~” 하고 대답하시며 자애로운 표정을 지으셨다. 그 시절을 회상하면 지금도 행복한 미소가 피어오른다.
정감이나 공감은 강제로, 억지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요즘은 장소에 관계없이 어디를 가나 ‘아버님’ ‘어머님’ 호칭이 들린다. 한인 마켓이나 식당, 진료소 등에서 주로 듣는 이런 호칭은 듣는 사람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거부감이 든다. 마치 특정 상품 값을 부르는 듯하다.
종업원들은 주인이 지시하는 대로 하는 것이겠지만, 듣는 당사자들이 그리 반기는 기색이 아니라면 바꿔야 한다. 성격이 다소 꼬장꼬장한 분들은 그대로 넘어가지 않는다. 대뜸 “왜 내가 아가씨의 아버님이야?” “듣기 거북하구만,,, 그 어머님 소리…” 하며 언짢은 기색을 분명히 한다.
얼굴 찌푸리는 부류가 있으면 반기는 부류도 있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일률적으로 부르는 ‘어머님’ ‘아버님’은 정감의 표현이 아니다. 상술일 뿐이다. 듣는 이가 거북해하고, 불쾌해 하는 상술이라면 버리는 게 맞다.
정중함을 표현하려면 다른 방식이 있다. 영어의 미스터나 미시스, 미즈를 참고하면 된다. 이름 뒤에 ‘님’을 붙여 호명을 하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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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응섭 / 놀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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