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균 증식시켜 여드름 등 없애는 생균제품 봇물

피부에 살고 있는 세균을 치료에 사용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림 Adam McCauley>
사람의 피부는 목욕타월을 3개 펼쳐놓은 사이즈의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다.
유분이 많은 얼굴과 등에서부터 젖은 동굴 같은 코, 건조하고 털이 하나도 없는 손바닥에 이르는 다양한 구역에서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등의 복합사회가 살고 있다.
수십년간 학자들은 피부의 미세한 균들이 여드름과 습진 등 피부병을 일으킨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이제 그 박테리아로 치료도 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UC 샌디에고의 피부과 학자인 리처드 갈로 박사와 동료들은 최근 혁신적으로 습진 치료를 위해 세균을 약제를 제조해 사용, 성공을 거두었다. 닥터 갈로는 인간 피부의 미생물군집과 친한 두가지 포도상구균이 습진의 주원인인 황색포도상구균을 죽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습진을 가진 사람들의 피부에서 면봉으로 두가지 포도상구균을 채취한 다음 실험실에서 배양하여 이를 세타필(Cetaphil) 로션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그 실험연고를 자원봉사자의 팔뚝에 바른 다음 좋은 피부 균이 스스로 엄청나게 증식하도록 했다. 그랬더니 24시간 내에 생균제의 로션이 피부에 있던 황색포도상구균을 거의 전부 제거했다. 연구진은 황색포도상구균을 박멸하는 좋은 박테리아의 화합성분을 상당부분 알아낼 수 있었다.
의학지에 발표된 이 연구결과에 대해 피부 및 미생물 학계는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피부병 치료의 장기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좀더 지켜봐야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학자들은 피부에서 자생하는 미생물 군집을 어떻게 치료에 이용할 수 있는지 연구해왔다. 이 독특한 미생물 군집을 이해하면 다양한 피부병을 치료하는 데 새로운 길이 열릴 것으로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연구에서는 여드름이 잘 생기는 사람은 피부에 여드름 유발균을 더 많이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여드름 유발균이 함께 공생하는 다른 미생물 사이에 갈등을 일으켜 피부에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것이 연구의 이론이다.
바로 작년 말 나온 또 다른 연구에서 닥터 갈로 팀은 좋은 포도상구균과 그 먹이를 쥐의 귀에 주사했더니 포도상구균이 증식해 쥐의 여드름 유발균과 염증반응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미국이 공동 실시한 2014년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 적이 있다. 위 속에 있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쥐의 여드름 균과 스킨 염증반응을 억제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런 연구들이 잇따르자 생균제를 화장품과 세면용품, 국소치료 등에 적용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여러 회사들이 달려들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 바이오텍 회사는 ‘생균 스프레이’를 뿌림으로써 몸에 좋은 피부 균을 증식시키는 제품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미생물학자들은 이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아직도 인간 피부의 미생물 생태계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만일 로션이나 스프레이에 들어있는 박테리아가 상처 등을 통해 몸속으로 침투해 들어가면 어떻게 될지 등의 여러 변수에 관해서는 충분한 연구와 임상실험이 뒤따르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그렇다 해도 우리 몸이 주변 생태계와 조화를 이루며 진화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과 인체의 미생물과 살아있는 조직을 이용한 치료법이 앞으로도 수없이 개발될 잠재력이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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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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