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8년 33% → 2004년 30% → 2012년 26%로 감소
▶ “정기적 십일조 못한다”작년 39.5%로 치솟아

헌금은 신앙의 표출이고 사역의 원동력을 발휘한다. 사진은 주일 학교 예배의 헌금시간 모습.
오늘날 그리스도를 향한 신앙을 가장 근본적으로 가로막는 요인으로 ‘돈’을 들 수 있다. 성도가 교회와 세상의 삶을 따로 사는 원인 중에도 소위 ‘물질’로 표현하는 돈 문제가 사실상 우선적으로 꼽힌다.
교회의 헌금은 이런 신앙적 갈등이 극적으로 표출되는 믿음의 최전선일 수 있다. 헌금 규모가 신앙의 진정성과 정비례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하나님에게 드리는 헌금은 정직한 개인 신앙의 표출이고 교회 사역의 원동력인 점은 분명하다.
한국교회의 헌금 상태는 날로 건강성을 잃어가고 있다. 특히 헌금과 신앙의 관계에서 중심추를 차지하는 십일조 상황은 해를 거듭할수록 악화되는 추세다. 경제 불황과 양극화에 따른 수입 감소 등의 원인을 들 수 있지만, 오히려 상황을 넘어서 하나님을 신뢰하는 신앙이 그 만큼 흔들린다고 볼 수 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와 지앤컴리서치가 지난 12월 실시한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신앙의식조사’에 따르면 ‘매월 정기적으로 정확한 십일조를 하던 층’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아예 ‘십일조 생활을 못하는 층’이 급속하게 늘고 있다.
‘매월 정기적으로 정확한 십일조를 하던 층’은 32.8%(1998년)에서 29.5%(2004년)으로 줄다가 26.0%(2012년)과 25.0%(2017년)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특히 ‘십일조 생활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 교인의 비중은 2012년 28%이던 게 2017년에는 39.5%로 치솟았다.
지난해 기준으로 ‘매달 십일조를 내지만 정확하게 수입의 10분의1을 지키지 못 한다’는 답변이 22.3%였고 ‘십일조를 내되 매달 하지는 못 한다’는 대답이 13.2%를 차지했다. 더구나 지난해 조사에서는 부분적으로나마 십일조 신앙생활을 유지하던 교인들까지 ‘십일조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는 층’으로 급속히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들이 겹치면서 교회의 헌금 액수가 전반적으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십일조를 드리는 곳’에 대해서는 출석하는 교회가 아닌 다른 교회나 단체에도 드릴 수 있다는 교인이 2012년 16.3%에서 2017년 40.6%로 급증했다. 십일조 생활을 하고 있는 성도 중에서는 84.2%가 ‘십일조를 출석하는 교회에만 드린다’고 밝혔다. 또 ‘출석하는 교회가 아닌 다른 교회나 단체에 드린다’는 교인도 10.7%로 나타났으며 ‘둘 다 드린다’는 답변도 5.1%로 집계됐다.
일인당 월 평균 헌금액은 2012년 조사 때 22만2,000원이던 게 2017년에는 17만5,000원으로 줄었다. 이는 1998년 8만3,000원, 2004년 12만5,600원에서 2012년 크게 증가했다가 이후 급속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기혼자(부부 기준)는 2012년에 24만1,000원에서 2017년에는 각각 19만6,000원으로 줄었으며 미혼자(개인 기준)는 12만2,000원에서 10만6,800원으로 감소했다.
헌금의 사용처 우선 순위에 대한 조사에서는 헌금 사용에 대한 불신이 드러났다는 평가와 함께 목회의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017년 조사에서는 ‘교회 성장 운영 및 유지’가 38.0%, ‘사회봉사와 구제’가 38.0%, ‘국내 선교활동’이 14.5%로 각각 나타났다. 이 가운데 ‘사회봉사와 구제’에 헌금을 먼저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은 1998년 28.4%에서 2004년 30.6%로 늘었으며 2017년에는 38.0%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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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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