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생충’의 제작진과 배우들이 9일 LA 돌비극장 무대에 모여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송강호, 박명훈, 장혜진(뒷줄), 봉준호 감독, 제작자 곽신애 바른손 이앤에이 대표, 배우 조여정, 이선균(뒷줄), 최우식. <연합>
각본상·국제장편영화상 발표 땐
수상 예측한 듯 별다른 반응 없다
감독상 수상에 객석·기자실 술렁
“봉! 봉! 봉! 봉!”
여배우 제인 폰다가 9일 LA 할리웃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상 수상자를 발표했을 때였다. 객석의 모든 사람들은 기립박수를 쳤다. 제작자인 곽신애 바른손 이앤에이 대표의 수상 소감이 끝나자, 객석의 할리웃 영화인들은 봉준호 감독의 성을 부르며 함께 즐거워했다.
세계 영화사가 새롭게 쓰이는 순간, 돌비극장 옆 로우스호텔에 마련된 기자실에서도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각본상과 국제장편영화상이 발표됐을 때만 해도, 해외 기자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배우 다이앤 키튼과 키아누 리브스가 각본상 수상자를 발표한 순간 남우조연상 수상자 브래드 피트(‘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가 기자실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국제장편영화상 수상 때도 200명가량의 해외 기자들은 무대 위 수상자보다 상을 받고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기자실로 들어온 다른 사람들 답변에 더 귀를 기울였다.
스파이크 리 감독이 감독상 수상자로 봉 감독을 발표하자 이런 분위기는 바뀌었다. 이변을 예고하는 신호탄에 기자들이 술렁였다. 감독상과 작품상은 1차 세계대전을 소재로 한 ‘1917’(감독 샘 멘데스)이 유력하다는 예측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상을 받으러 올라간 봉 감독이 “국제장편영화상을 받은 것으로 (수상은) 끝이라 오늘 할 일은 끝난 것으로 알고 (좌석에서) 쉬고 있었다”는 말에 기자실에서 웃음이 터졌다.
웃음은 곧 환호성으로 바뀌었다. ‘기생충’이 작품상 주인공으로 호명됐기 때문이다. 스페인 최대 일간지 엘문도의 영화전문기자 파블로 스카펠리니는 “‘1917’ 수상 가능성이 컸기 때문에 ‘기생충’ 수상은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아카데미상 주최 영화인 단체)에 다국적 회원이 늘어난 점이 영향을 줬을 것”이라며 “큰 놀라움(Big Surprise)이지만 좋은 놀라움(Good Surprise)”이라고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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