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가 키운 하이난… 면세 판매 149% 폭증, 확산세 주춤하자 ‘보복성 소비’
▶ 한국 등 해외 못나가 국내 쏠림, 쇼핑한도 상향·면세품목 늘린 시진핑 시장 육성 정책도 한몫
국경절 연휴 기간에 중국 하이난의 면세품 매출이 150% 가까이 늘어나는 등 중국 내 면세시장이 말 그대로 ‘폭발’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잔뜩 움츠러들었던 중국인의 ‘보복성 소비’가 확대되는 가운데 해외여행 금지로 국내 면세품 소비가 급증한 것이다.
최남단 섬인 하이난을 남중국해 전진기지로 삼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강한 의지도 작용해 이런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관광객(유커)에 의존했던 한국 면세품 시장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9일 중국 해관총서(국세청)에 따르면 국경절 연휴 기간인 1~8일 하이난의 면세 판매액은 10억4,000만위안(약 1,8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무려 148.7% 증가한 것이다. 면세품 구매자는 모두 14만6,800명으로 전년보다 43.9%나 늘었다. 한 사람이 평균 7,084위안(약 121만원)어치를 구매한 셈이다.
중국은 내수부양을 위해 보통 7일인 국경절 연휴를 올해는 하루 더 늘렸다. 관영 신화통신은 하이난 면세품 판매장 소식을 전하면서 “관광객들이 끊임없이 ‘사겠다’고 소리를 지르고 있다” “면세시장이 폭발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중국은 한국과 달리 시내면세점 제도가 없다. 면세점이 있는 곳은 국제공항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하이난이 자유무역항으로 추진되면서 시내면세점이 들어섰다. 중국 정부의 조치로 해외여행길이 막힌 중국인들이 대거 하이난섬으로 몰려드는 이유다.
하이난에 면세품 판매장이 처음 생긴 것은 지난 2014년이다. 현재 섬 전역에서 면세점 4곳이 영업하고 있다. 초기에는 시진핑 정부의 서슬 퍼런 사정 바람으로 판매가 지지부진했지만 2017년부터 늘어나기 시작했다. 국경절 연휴를 기준으로 하면 2017년에 51.2% 급증했다가 201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4.4% 감소한 뒤 지난해 연휴에 다시 62.9% 증가한 3억9,100만위안 어치가 팔렸다.
올해 면세판매 급증은 코로나19의 영향이 컸다. 이전에는 국경절 연휴 기간에 수십만명의 중국인들이 한국·홍콩 등 해외에서 면세품을 사들였지만 올해는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올 초부터 대기 수요에 해외여행 대체 수요까지 하이난으로 몰린 것이다. 하이난 당국은 올해 말까지 면세점 3곳의 추가 개설을 예고한 상태다.
중국 정부의 정책변화도 한몫했다. 중국 정부는 7월부터 기존 1인당 면세쇼핑 한도를 3만위안에서 10만위안으로 높이고 면세품목도 38개에서 45개로 늘렸다. 이는 앞서 6월 하이난을 중국 최초의 ‘자유무역항’으로 지정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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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최수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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