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종진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방광암은 흡연이 가장 큰 발병 원인으로 꼽히기에 예방하려면 금연이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방광은 콩팥에서 요관(尿管)을 통해 이어지는 장기다. 콩팥에서 걸러진 노폐물을 소변으로 저장하다가 일정량이 되면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방광암은 방광에 악성 종양이 생긴 것을 말한다. 통증 없이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것(혈뇨)이 특징이다. 방광암은 2014년 2만7,590명에서 2018년 3만7,230명으로 연평균 7.8%씩 늘면서 암 발생 10위에 올랐다.
방광암 주원인은 콩팥암처럼 흡연이다. 방광암 환자의 70% 이상이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 각종 화학 약품이나 인공감미료, 진통제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방광암을 설명한다면
방광암은 50대 이상에서 주로 발생하고 70대에 가장 많이 나타나며, 여성보다는 남성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환자는 4만여 명이고, 여성 환자도 많이 생기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초기에 통증이 없는 혈뇨(血尿), 즉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이다. 다른 암은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것과 대조된다. 중년 이상 연령에서 혈뇨가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검사해야 한다. 문제는 피가 아주 조금 섞여 눈으로 거의 구분이 되지 않는 경우다. 통증도 없고 소변 색깔도 정상이라고 느껴 자칫 암을 방치하기 쉬운데 정기적인 소변검사로 혈뇨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방광암은 초기엔 방광 내벽 표면에만 종양이 있다가 방광 근육층을 뚫고 나와 전이된다. 이렇게 종양이 방광 근육층에 침범하면 ‘근(筋)침윤성 방광암’이라고 한다. 근침윤성 방광암은 전이 가능성이 높아 방광 전체를 절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방광암 수술은 매우 어렵다고 알려져 있는데
방광암 단계에 따라 편차가 아주 크다. 우선 1기에 해당하는 비(非)근침윤성 방광암이라면 요도를 통해 내시경을 넣어 방광 내부 표면에 붙은 종양을 떼어내는 방식으로 제거한다. 이때는 방광 기능을 보존할 수 있으므로 재발만 되지 않으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그러나 2기(근침윤성 방광암)라면 방광을 절제해야 한다. 방광과 방광암이 잘 전이되는 양측 골반 림프절을 잘라내며, 남성은 전립선, 여성은 자궁과 질(膣)벽을 동시에 절제한다. 방광을 잘라낸 뒤 대체할 장기와 소변 배출 통로를 만들어줘야 한다. 회장(回腸)이나 결장(結腸)을 이용해 인공 방광을 만들어 원래의 요도로 이어주거나, 소장을 잘라 요관을 만들고 배꼽 근처에 구멍을 뚫어 소변주머니(요루)를 차는 방법 등이 있다. 범위가 크고 굉장히 어려운 수술이다.
-로봇 도입 등으로 수술이 발전하고 있는데
로봇 수술이 확대되면서 기존 개복(開腹) 수술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로봇 수술 시 10배까지 확대 가능한 입체 영상으로 시야를 정확히 확보한 상태에서 골반 깊숙한 방광에 접근해 출혈을 최소화해 방광을 적출할 수 있다. 절제되는 소장 등 장기가 공기 중 노출되는 시간이 적어 장부종도 적고, 진통제도 덜 사용해 장 회복이 빨라 생존율을 높여준다.
로봇 수술로 수술 정확도를 높이고 침습 정도와 출혈량을 줄이는 방식은 많은 분야에서 쓰이지만 특히 수술 범위가 넓은 방광암은 의미가 크다. 이에 로봇 방광암 수술이 표준으로 자리 잡도록 지속적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로봇 방광암 수술 생존율을 높이는 다섯 가지 요소’를 지난해 국제 학술지에 발표했다.
■국제 학술지에 발표한 생존율을 높이는 다섯 가지 요소는
①절제면 조직 검사에서 음성이고 ②16개 이상의 림프절을 제거하며 ③클라비엔-딘도(Clavien-Dindo) 분류 등급에서 3~5등급(수술이 필요하거나 사망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심각한 합병증이 90일 이내에 재발하지 않으며 ④수술 후 1년 이내에 재발하지 않고 ⑤요관장 협착이 발생하지 않는 등 5개 요건을 모두 달성하면 5년 생존율이 50%에서 70% 이상으로 크게 높아진다는 연구다. 국내 12개 병원이 참여한 대규모 연구로 학술적인 의미가 있었다.
아직까지 로봇 수술이 건강보험 적용이 안 돼 아쉽다. 하지만 로봇 수술 가이드라인이 마련된다면 수술 결과도 좋아지고, 보험도 적용될 수 있어 더 많은 환자가 로봇 수술 혜택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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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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