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탄소화에 화석연료 제한
▶ 호주 석탄수입 금지 `부메랑’ 23개 성 중 10곳 전력 부족
중국이 사상 최악의 전력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탈탄소화 정책과 석탄 수입 금지 조치 등이 맞물린 결과다. 중국 공장의 가동률 하락으로 글로벌 공급난이 더 악화할 소지가 커졌다. 특히 외신들은 중국의 진짜 위기가 ‘헝다 사태’가 아닌 ‘전력난’이라고까지 지적하고 나섰다.
26일 블룸버그통신은 이미 중국 23개 성 중 절반 정도가 전력 문제를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10개 이상의 성에서 전력 사용이 제한되고 있다는 얘기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장쑤성·저장성·광둥성으로 이 3곳은 중국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장쑤성의 경우 제철소가 가동을 중단했고 일부 도시에서는 가로등을 켜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저장성에서는 160여 개 회사가 문을 닫았다. 중국에 있는 포스코(POSCO)의 스테인리스 생산 공장도 전력 문제로 일시 가동을 멈췄다. 장쑤성에 있는 현지 자회사 ‘장가항포항불수강’에서 제강·열연라인이 중단됐고 다음 달 정상화된다는 것이다. 이미 애플과 테슬라에 제품을 공급하는 중국 공장은 가동이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광둥성의 여러 생산 기업들은 정부로부터 1주일에 적게는 하루, 많게는 사흘만 공장을 가동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지역들은 석탄 및 가스 가격 급등으로 원하는 수준만큼 공장을 돌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쓰촨성은 강도가 가장 약한 경우로 불필요한 생산 라인, 조명 등을 사용하지 말라는 조치령이 이미 내려졌다. 닝샤의 경우 에너지 소모량이 많은 기업에 ‘한 달간 가동 중단’이라는 강도 높은 조치가 취해졌다.
통신은 전력난이 중국의 진짜 위기라고 꼬집었다. 헝다의 경우 부채가 중국 은행권 총부채의 0.3% 정도라 통제 가능하지만 전력난은 중국 일부 공장의 가동을 멈추게 할 만큼 심각하다는 것이다.
신호등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교통 체증은 물론 일부 가게들은 촛불에 의지해 장사를 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각한 전력난은 당국이 제시한 탄소 배출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화석연료 사용이 제한된 탓이 크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이 사용하는 발전용 석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도 사태 악화를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호주산 석탄은 중국에서 사용되는 발전용 석탄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중국이 지난해 호주에서 들여온 석탄만 4,250만 톤이 넘는다. 중국의 전체 발전량 중 화력발전의 비중은 57%에 달한다.
지난해 10월 중국은 코로나19 기원의 책임론을 제기한 호주에 대한 보복 조치로 호주산 석탄 수입을 막았고 이에 따라 난방용 석탄 선물 가격이 4배 이상 올랐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경제학자인 마르셀 티에리안트는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전력난은)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의 영향”이라며 “호주에 대한 보복이 되레 중국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내년 2월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탈탄소화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전력난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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