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방 지원·우크라 결사항전에 예상 깨고 “마라톤처럼 장기화” 무기 수송열차 접경지로 이동
▶ 러, 우크라 독립기념일에 맞춰…판세 바꿀 대공습 감행 가능성
2월 24일 새벽(현지 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특별 군사작전’ 선언과 함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약 반 년이 지났다. 속도전으로 우크라이나를 함락시키려 한 러시아 측의 의중과 달리 우크라이나의 거센 항전과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대규모 지원으로 전쟁은 예상 밖으로 장기화하며 끝 모를 공방전으로 치닫고 있다. 6개월이 지나도록 양측 모두 이렇다 할 ‘승기’를 잡지 못한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는 군인과 민간인을 합해 최대 10만 명에 육박하는 사상자가 발생했고 엄청난 인명 피해 못지않게 경제적 손실 또한 단기간 내 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로 커졌다. 전황이 교착상태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와중에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원전을 가운데 두고 양국 군대가 포격을 주고받는 등 ‘핵 참사’가 우려되는 위험천만한 상황까지 이어지고 있다. 외신들은 우크라이나가 옛 소비에트연방으로부터 독립한 기념일이자 침공 6개월째를 맞는 24일 양측의 대규모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2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서방 당국자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사실상 ‘일시 정지(standstill)’에 가까운 상태로 보고 있다. 한 당국자는 “양측 모두 전황을 바꿀 만한 ‘한 방’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전쟁 장기화를 그 원인으로 꼽는다. 당초 ‘단거리 경주’가 될 줄 알았던 전쟁이 마라톤처럼 장기화하자 양측 모두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태라는 것이다.
실제로 7월 이후 러시아의 공세는 눈에 띄게 힘이 빠진 모양새다. 침공 직후 수도 키이우와 제2의 도시 하르키우 등을 동시다발로 타격하며 단기간 내 우크라이나 점령을 자신했던 러시아는 이후 미국 등 서방의 대대적인 무기 지원, 우크라이나군의 예상 밖 항전에 밀리더니 결국 전쟁 개시 2개월 뒤인 4월에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화력을 집중하기로 전략을 바꿨다. 이후 러시아는 마리우폴과 헤르손 등 남부 주요 거점을 점령하고 7월 초에는 돈바스 지역의 핵심 요충지인 리시찬스크까지 손에 넣으며 우크라이나 동부 4분의 3을 장악하는 데 성공했지만 그 이상의 진전은 이루지 못하고 있다.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이달 들어 돈바스에서 전진한 거리가 평균 3㎞에 그칠 정도로 ‘거북이 행군’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제공한 고속 기동 포병 로켓 시스템(HIMARS)으로 무장한 우크라이나군이 후방 탄약고와 보급로를 타격하는 식으로 러시아군에 반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황이 정체된 와중에도 승기를 잡으려는 양국 간 충돌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와 서방 측은 러시아군이 24일 우크라이나 독립 기념일에 맞춰 대대적인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독립 기념일에 맞춰) 러시아가 뭔가 나쁜 짓을 저지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에 빼앗긴 헤르손 탈환을 추진하고 2014년 러시아에 무력으로 빼앗긴 크름반도의 군 시설을 잇따라 타격하며 탈환 시도에 나서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측의 반격을 호락호락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우크라이나 정보 단체 전략통신센터(StratCom)가 “대량의 무기를 실은 러시아 화물열차가 접경지로 이동했다”고 전하는 등 러시아는 친러 성향 국가인 우크라이나 북부 벨라루스에 대량의 지대공미사일을 집중시키며 판세를 뒤집을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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