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2 때 과학 영재 지바대 합격
▶ 연구자 월급 초봉 150만 원…연구 포기, 트레일러 운전기사 돼
“전국 최초 17세 조기 합격!”
1998년 1월, 당시 고교 2학년이던 사토 가즈토시(현재 41세)씨는 자신의 합격 소식이 실린 신문 기사를 보며 기뻐했다. ‘과학기술의 최첨단 시대를 여는 인재를 키우고 싶다’며 국립 지바대학이 일본 최초로 도입한 '과학 인재 조기입학 프로그램'에 당당히 합격했기 때문이다.
그에게 조기입학 제도를 권했던 당시 담임 교사는 “사토군은 호기심이 많고 의문이 있으면 끈질기게 파고들었다. 특히 빛에 대한 집착이 대단해서 연구자로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회고한다. 중학교 때부터 과학과 수학의 재미에 푹 빠졌던 그 역시 모든 과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요구하는 일반 입시와 달리 과학 영재를 찾는 조기입학 제도가 특별한 기회로 여겨졌다.
언론의 관심이 컸던 만큼 지바대도 3명의 조기입학 합격생을 특별히 지원했다. 전용 자습실이 마련됐고, 담당 대학원생이 학업과 생활 상담을 해줬다. 여름에는 미국 대학에서 한 달간 연수도 받았다.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미야기현에 있는 재단법인 연구기관에 일자리를 얻었다.
하지만 초봉을 받은 사토씨는 눈을 의심했다. 실수령액이 15만 엔에 불과했다. 취직 전 결혼해 딸도 있었다. 학자금 상환과 아파트 월세, 출퇴근 차량 유지비 등을 고려하면 너무 부족했다. 일은 보람 있었지만 먹고살 수 없는 현실이 괴로웠다. 보수가 나은 기업 연구직으로 이직하려 했지만 면접을 보러 가기 위한 신칸센 운임조차 마련할 수 없었다. 매년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고용상태도 불안정했다.
트레일러 운전을 한 지 이제 8년째. 사토씨는 정규직 운전사로 가족 3명이 생활할 수 있는 월급을 받는다. 4년 전엔 단독주택도 구입했다. 연구의 길에 미련은 없지만 아직도 물리학을 좋아한다는 사토씨. “브레이크와 ‘파스칼의 원리’라든지, 자동차 운전은 꽤 물리와 관계가 있다”며 활짝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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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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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와 물만 먹고 살수가 없죠! 명예보다도 실직적인 $$$$$$가 중요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