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문화원, 한글날 앞두고 한국어 시낭송 대회 개최

‘님의 침묵’을 낭송한 우크라이나 출신 미국인 [LA 한국문화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러시아에 침공당한 우크라이나 출신의 미국인이 한용운의 시(詩) '님의 침묵'을 접한 뒤 슬픔을 희망으로 바꾸는 위안을 얻게 됐다고 고백했다.
7일 주 로스앤젤레스(LA) 한국문화원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계 미국인 옐리자베타 야노브스카야는 이날 온라인 한국어 시 낭송 대회에서 '님의 침묵'을 감동적으로 읊어 대상을 받았다.
한국어를 5년 동안 공부한 뉴욕의 대학원생 야노브스카야는 '님의 침묵'을 읽으며 전쟁으로 고통받는 조국을 떠올렸고 이 시 때문에 조국의 미래에 대해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님의 부재는 잃어버린 조국을 상징하지만, 화자는 그 슬픔을 희망으로 전환했다"며 "우크라이나계 미국인으로서 님의 침묵은 저에게 큰 의미가 있고 저의 현재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줬다"고 한국어로 소감을 밝혔다.
이어 "'님의 침묵'은 이번 생에서 조국을 잃었더라도 상실과 비탄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큰 위안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유타주 출신의 수재나 클라크는 도종환의 '흔들리며 피는 꽃'을 유려하게 낭송해 2등 상을 받았다.
클라크는 "이 시 속의 꽃처럼 인생의 도전은 우리를 더욱 아름답게 한다"며 "한국 역사에는 매우 슬픈 과거가 있지만, 그동안의 어려움이 오늘날의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한글날을 앞두고 한국 시의 우수성을 알리고 한국어와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열렸다.
캘리포니아·워싱턴·미시간·플로리다·매사추세츠·일리노이·펜실베이니아주 등 미국 전역에서 242명이 참가했고, 윤동주의 '서시', 백석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등을 낭송하며 실력을 겨뤘다.
LA 한국문화원은 "미국인들이 주옥같은 한국 시를 한국어로 낭송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시가 주는 특별한 느낌과 의미, 흐름 등을 자신만의 특별한 해석으로 전하고자 했던 시도가 신선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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