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잡 의문사·폭압적 사회 항의해 이란 최장기 시위
▶ “변화 원하는 열망…사회전체 고충 짊어진 이들의 반란”

‘머리카락 자르며 저항’…이란 히잡 의문사 시위 전 세계 연대 [로이터=사진제공]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2022년 '올해의 영웅들'에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된 여대생의 의문사에 항의하며 3개월째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이끌고 있는 이란 여성들을 선정했다.
타임은 7일 "이란에서 변화를 원하는 모든 이들의 열망이 '여성, 생명, 자유'라는 구호 속에 휘몰아치고 있다. 이는 사회 전체의 다양한 고충을 짊어진 여성의 반란"이라며 이란 여성들을 올해의 영웅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전 타임 칼럼니스트이자 작가인 아자데흐 모아베니는 특집 기사에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이란의 시위 속에서 여성들이 해온 역할을 되짚어보고 43년 이란 역사상 최장기 시위로 기록되고 있는 현 시위의 특이점을 조명했다.
그는 "지금 거리로 나온 젊은 여성들이 이끄는 이 운동은 교육받고 자유주의적이고 세속적이며 더 높은 기대치를 갖고 성장하고 정상적인 삶을 사는 것을 간절히 원한다"며 "이들은 대학, 외국 여행, 괜찮은 직업, 법치주의, 애플 스토어에 가는 것, 의미 있는 정치적 역할, 무엇이든 말하고 입을 자유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추정에 따르면 체포된 시위자의 평균 연령이 15세 정도로 매우 낮다며 자유에 대한 한 세대의 열망이 손에 닿을 듯 가까워 보임에 따라 남은 굴레가 더 굴욕적으로 보일수록 마지막 저항은 덜 위압적으로 보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사에 뒷모습의 사진으로 등장한 여성 시마(가명.32)는 "세계 어떤 남자보다 용감하게 자신의 권리를 위해 일어선 나 자신과 이란 여성들이 자랑스럽다"며 "나는 공공장소와 직장에서 히잡 착용을 거부한다. 그것이 우리 권리를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아베니는 "이란 소녀들의 반란은 국내는 물론 더 폭넓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며 "근본적 변화에 대한 요구가 실현되는 것을 보기 위해 어떤 고통을 감수할 것인지는 자신들 행동의 결과를 안고 살아갈 이란인 스스로 풀어야 할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에 대한 적대감을 정치 브랜드로 삼아온 이란과 다른 나라 정부 관리들 누구도 거리의 박스 위에 올라서서 홀로 설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소녀의 힘을 알지 못했다"며 "전 세계, 특히 유럽과 라틴아메리카의 페미니스트들은 이란 시위의 결과를 자신들의 투쟁에 대한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에서는 지난 9월 중순 히잡 사이로 머리카락이 보인다는 복장규정 위반을 이유로 붙잡힌 여대생 마흐사 아미니(22)의 의문사에 항의하며 여성 중심으로 시작된 시위가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로 확대돼 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란 정부는 정예군 혁명수비대(IRGC) 등을 동원해 시위를 강제 진압하고 있다. 이란 인권단체는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어린이 63명을 포함해 최소 458명이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정부는 보안군 등 200여 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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