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관심하면 문제 더 심각해져…대화 체제 복원해야”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에 세계의 시선이 쏠린 동안 이란의 핵 야망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3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이처럼 말하고 "이란과의 대화 체제를 어느 정도 복원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그는 "물론 다른 곳에 관심을 둘 수도 있지만 그래서는 문제를 풀 수 없다, 일정 부분 무관심이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도 있다"며 "사람들이 간과할 수도 있지만 문제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들어 속도가 둔화하고 있으나 이란의 무기급 농축 우라늄 비축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각국이 함께 앉아 다시 관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다만, 일부 국가의 내정 상황이 이를 방해하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FT는 내년 3월 이란의 국회의원 선거, 내년 말 미국의 대선이 치러진다고 설명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대화 형식에 대해선 "핵 협상을 다시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틀에 넣는 것은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새로운 틀은 JCPOA 2.0 또는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란에 압력을 가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관여하자고 하는 것"이라며 "이 일이 성공하려면 이란이 반드시 우리와 협력해야 한다는 점과 잠재적 확산 지점이 생기는 것은 좋지 않다는 점에 대해 국제사회에서 최소한의 합의가 있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2015년 7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 이사국에 독일을 합친 'P5+1'과 핵 프로그램을 동결·축소하는 대신 자국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의 JCPOA를 체결했다.
그러나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JCPOA에서 탈퇴한 뒤 이란은 우라늄 비축량을 늘리며 핵 프로그램을 고도화하고 있다.
2021년 핵 합의 복원 협상이 시작됐고 지난 9월에는 이란과 미국이 수감자를 맞교환하고 이란의 원유 수출 대금을 동결 해제하는 합의에 도달했다. 하지만, 지난달 이란이 지원하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미국은 이란 자금을 재동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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