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란민 몰린 라파 공격 20명 사망
▶ 갈 곳 없는 난민 “차라리 핵 쏴라”, 레바논 공격 땐 ‘악마의 무기’ 흔적

12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한 병원에서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사망한 아이의 부모와 할머니가 슬픔에 잠겨 있다. [로이터]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가 전한 한 팔레스타인 여성의 절규다. 이스라엘군(IDF)의 대피 명령에 따라 가자지구 북부에서 자녀 5명을 데리고 남쪽으로 내려왔는데, 피난처에서도 IDF의 공습이 계속 이어지니 이젠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는 얘기다. 이 여성은 “핵을 맞는 편이 지금보다 나을 것”이라고 자포자기 심정을 드러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섬멸에만 힘을 쏟는 이스라엘의 가혹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무차별적인 살상을 야기하는 탓에 사용 자체가 전쟁 범죄인 백린탄을 지난 10월 레바논 남부 국경 인근에서 사용한 정황도 드러났다. 특히 해당 백린탄은 미국산인 것으로 알려져, 사실로 확인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날 팔레스타인 통신사 와파(WAFA)와 AFP통신 등 외신은 가자지구 남부에서 연일 계속되는 IDF의 대규모 공습으로 인도주의 위기가 악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가자지구에서 유일하게 국경이 열려 있는 관계로 피란민이 몰려 있는 지역인 라파마저 공격을 받아 어린이 7명을 포함, 20여 명이 숨졌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는 칸유니스 등 다른 가자 남부 도시에서도 사망자가 나왔다고 전했다. 이날 가자지구 보건부가 밝힌 개전 후 사망자 수는 1만8,205명에 달한다.
유엔에 따르면 가자지구 인구(230만 명)의 80% 이상은 피란민이 됐다. 유엔은 “남쪽은 물론, 사람들이 대피할 공간이 (가자지구에는) 남아 있지 않다”고 밝혔다. 전날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랍국가·유엔 포럼에선 이스라엘이 ‘하마스 궤멸’을 핑계로 팔레스타인인을 가자지구에서 아예 쫓아내려고 시도한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이스라엘은 이를 부인했지만, 공습을 피하려는 팔레스타인인이 가자지구의 막다른 국경에까지 내몰린 것만은 사실이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와의 전쟁 초기였던 10월, 미국에서 공급받은 백린탄을 레바논 공격에 썼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레바논은 하마스 편인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근거지다. 11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레바논 남부 두하이라에서 발견된 155㎜ 백린탄 3발의 잔해를 분석한 결과, 1989년과 1992년 미국 루이지애나주와 아칸소주에서 각각 제조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앞서 국제앰네스티는 이스라엘이 두하이라 공격 당시 백린탄을 투하했고, 민간인 9명이 다쳤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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