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수’(Waterloo Bridge·1940) ★★★★½ (5개 만점)

아름답고 짧은 비극적 사랑의 두 주인공 로이(오른쪽)와 마이라.
콧수염을 기른 영국군 대위 로버트 테일러가 런던의 워털루 브리지에서 손에 든 작은 조각상을 만지면서 회상에 잠기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눈물없이는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신파극이다. 흑백영화.
1차 대전 중의 런던. 공습경보가 울리면서 워털루 브리지를 지나가던 사람들이 급히 지하 대피소로 몰려든다. 아름다운 마이라(비비안 리)도 달려가다 핸드백을 놓치면서 가방 안에 든 물건들이 길바닥에 쏟아진다. 이를 주워주는 사람이 귀족가문 출신의 미남 영국군 대위 로이(로버트 테일러).
로이와 발레댄서인 마이라는 첫눈에 서로 이끌리는데 그날 마이라가 나온 ‘백조의 호수’를 본 로이는 마이라와 함께 늦은 저녁식사를 하면서 마이라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마이라는 즉석에서 로이의 구혼을 승낙한다. 그런데 로이가 결혼 직전 전선으로 불려가고 연인을 워털루 역에서 전송하기 위해 마이라는 공연 출연도 포기하고 역으로 달려간다. 이 바람에 마이라는 발레단에서 쫓겨나고 극도로 궁핍한 생활에 시달린다.
어느 날 전사자 명단에서 로이의 이름을 본 마이라는 삶의 의욕을 잃고 창녀로 전락, 워털루 역에서 남자들을 유혹한다(이 역은 실제로 전쟁 당시 창녀들이 런던을 거쳐 가는 군인들을 상대로 돈을 벌려고 몰려든 곳.) 그런데 어느 날 역에서 서성이는 마이라 앞에 불쑥 로이가 나타난다. 로이는 전사한 것이 아니라 포로가 됐다가 풀려난 것.
자기 신분을 속인 마이라와 로이는 끊어졌던 사랑을 이어가고 로이는 마이라를 시골의 자기 저택으로 데려가 가족에게 소개시킨 뒤 결혼 준비를 한다. 그러나 마이라는 죄책감을 못 이겨 저택을 빠져나와 워털루 브리지에서 달려오는 트럭에 몸을 내던진다.
로맨스 영화를 잘 만들던 머빈 르로이(‘마음의 행로’)의 민감한 연출과 절세 미남 미녀들인 테일러와 리의 사랑의 기쁨과 슬픔에 희열하고 아파하는 리얼한 모습 때문에 절로 눈물이 나오게 된다. 원작은 로버트 E. 셔우드의 희곡. 영화 분위기를 애처롭게 감싸 도는 노래 ‘올드 랭 사인’ 때문에 보면서 울다가 한 번 더 울게 되는 고전 명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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