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영빈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 한국서 관상동맥 쇄석술 첫 시행
▶ 고압 음파로 혈관 협착 석회화 분쇄
▶ 손쉽고 효과 좋아… 보험 적용 필요

송영빈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가 23일 관상동맥 쇄석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관상동맥 석회화 수치가 높다고 무조건 위험하다고 생각할 건 아니에요. 수도관에 녹이 슬어도 물만 잘 나오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과 같습니다.”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칼슘 등이 쌓이는 석회화에 대해 송영빈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석회화 점수가 1000점을 넘겨도 협착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이렇게 말했다. 과도한 불안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문제는 혈관이 좁아지는 협착이 생겼을 때다. 석회화 강도가 강한 경우엔 다이아몬드 드릴 등을 이용한 기존 방법으로도 치료에 한계가 있었다. 그렇게 단단한 석회화 병변을 음파로 깬다는 관상동맥 쇄석술을 한국에서 처음 시술한 송 교수는 23일 “주변 기관에 손상을 주지 않고 시술도 비교적 간단해 향후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관상동맥 석회화의 위험성은 어떤가요.
석회화는 일종의 노화 과정으로 생기는 거예요. 수도관을 오래 쓰면 녹이 스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녹이 슬었다고 물이 잘 나오는 수도관을 갈진 않잖아요. 관상동맥 석회화도 마찬가지예요. 혈관에 찌꺼기가 있지만 혈액 흐름이 원활하면 큰 문제가 된다고 볼 수 없어요.
-건강검진 석회화 점수는 어떻게 봐야 합니까.
보통 400점을 기준으로 해서 400이 넘으면 좁은 협착이 동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거든요. 협착이 진행됐는지 추가 검사를 해볼 필요는 있지만 400점 이상이어도 90% 이상은 큰 문제가 없습니다. 외래환자 중에 1000점이 넘는 분도 오는데 이런 분들도 혈관 협착이 없는 경우가 더 많아요.
-석회화가 문제가 되는 경우는 무엇입니까.
처음 혈관 벽에 쌓이는 건 콜레스테롤이에요. 오랜 기간 지나다보면 그 안에서 염증 등이 생기면서 칼슘이 만들어지고, 처음엔 말캉말캉했던 병변이 점차 딱딱하게 굳는 거죠. 그렇게 굳어버린 석회화 부분이 혈관을 가로 막아 혈류 흐름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문제가 돼요. 스텐트를 삽입해 혈관을 넓히려 해도 딱딱한 석회화 병변이 있으면 혈관 확장이 제대로 되지 않아요.
-스텐트 삽입에 앞서 석회화 부분을 처리하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기존에는 고압의 풍선을 활용하는 혈관성형술이 많이 쓰였습니다. 혈관이 좁아진 위치에 풍선을 가져다 놓은 뒤 풍선을 부풀려 석회화된 찌꺼기를 혈관 벽 쪽으로 압착시키는 방식이에요.
그러나 찌꺼기가 돌덩어리처럼 딱딱하면 압착이 잘 안 돼요. 그럴 경우엔 혈관벽에 들러붙은 석회화 덩어리를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죽종 절제술을 사용합니다. 공업용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는 드릴 같은 기구를 이용하는 거예요. 이 기기가 1분에 15만 번 회전을 하면서 석회화된 부분을 깎아내는데, 고난도 기술이라 많은 시술을 하려면 경험이 필요하고 구멍이 나는 등 혈관이 손상되는 일도 잦았어요.
-이번에 시술한 관상동맥 쇄석술은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쇄석술은 풍선을 활용한 혈관성형술과 비슷해요. 다른 점이라면 풍선 안에 음파를 발생시키는 기기가 있다는 거죠. 석회화 병변에 풍선을 갖다 놓고 부풀린 다음 고압의 음파를 내보내 석회화 병변을 파쇄하는 방식이에요. 다이아몬드 드릴이 닿는 부위만 깎아내는 죽종 절제술과 달리 음파가 360도로 발생하고, 또 에너지가 7㎜ 떨어진 곳까지 전달이 돼요. 관상동맥 직경이 3~3.5㎜ 정도니까 풍선이 삽입된 주변 석회화 병변을 모두 타깃으로 할 수 있는 거죠.
-시술 시간과 회복은 어떻습니까.
풍선을 부풀린 다음 음파를 10번 쏘고 다시 풍선을 오므린 후 풍선을 이동시켜 같은 방법을 반복해요. 음파를 한 번 쏘는데 1초, 최대 120번까지 쏠 수 있으니 음파 쏘는 시간만 하면 2분 정도 걸리는 겁니다. 풍선을 활용한 혈관성형술보다 5분 정도 더 걸린다고 볼 수 있는 거죠. 보통 오전에 입원해 점심 전·후 시술을 하고 저녁에 퇴원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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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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