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즈니홀 10월 하이라이트
▶ 28일(목) 콜번 셀리브리티 리사이틀
▶ 전설적 명성의 거장 바이올리니스트
▶ ‘이츠하크 펄먼과 함께 하는 저녁’
▶ 유머·감동 충만 ‘멀티미디어 공연’

이츠하크 펄먼(왼쪽)과 로한 드 실바. [LA 필하모닉 협회 제공]
이번 달 LA의 문화 아이콘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의 하이라이트 공연들 중에는 세계적 거장들의 ‘콜번 셀리브리티 리사이틀’이 2차례 있다. 그 첫 번째가 한국이 낳은 신성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디즈니홀 데뷔 무대가 될 16일의 독주회(본보 1일자 보도)이고, 두 번째는 바로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이츠하크 펄먼(Itzhak Perlman)의 28일(화) 리사이틀이다.
■ 이야기가 있는 멀티미디어 콘서트현존하는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펄먼이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피아니스트 로한 드 실바(Rohan De Silva)와 함께 28일 오후 8시 디즈니홀 무대에 다시 돌아온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리사이틀을 넘어, 음악과 영상, 그리고 아티스트의 삶의 이야기가 어우러지는 ‘멀티미디어 콘서트’ 형식으로 꾸며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츠하크 펄먼과 함께 하는 저녁(An Evening with Itzhak Perlman)’이라는 리사이틀의 제목처럼, 이날 무대는 관객에게 거장의 삶과 예술 세계를 가까이에서 엿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펄먼은 연주와 함께 자신의 음악 인생을 담은 개인적 일화, 그리고 드물게 공개되는 홈비디오 영상들을 소개하며, 스스로 걸어온 여정을 직접 들려준다.
이날 관객들은 지난 1958년, 당시 13세 소년이던 펄먼이 미국의 대표적 TV 프로그램 ‘에드 설리번 쇼(The Ed Sullivan Show)’에 출연하며 일약 스타로 떠오른 사연, 영화음악의 거장 존 윌리엄스가 영화 ‘쉰들러스 리스트’의 주제곡을 연주해달라고 직접 부탁했던 뒷이야기 등 펄먼이 살아온 음악 인생의 결정적 순간들을 펄먼의 이야기와 연주를 통해 생생하게 경험하게 될 전망이다.
■ 마술 같은 연주“연주자는 마술사와 같다”는 것이 펄먼의 지론이다. 그는 “관객이 모르는 사이에 무언가를 만들어내며, 어느 순간 ‘정말 멋진 연주였다’는 감동을 느끼게 하는 것이 진짜 연주자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번 무대에서 마치 마술사가 자신의 비밀 상자를 열듯, 그동안 숨겨온 예술의 순간과 인간적인 이야기를 관객들과 나누게 된다. 그가 어떻게 곡을 해석하고, 제자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며, 평생 음악을 통해 어떤 세상을 꿈꿔왔는지를 직접 들려준다. 그의 무대는 늘 완벽을 추구하지만, 결코 차갑지 않다. 한 음 한 음에 담긴 인간적인 유머와 온기, 그리고 삶에 대한 감사가 관객을 감싸 안는다.
이번 리사이틀의 프로그램은 공연 전까지 비밀에 부쳐지고, 당일 디즈니홀 현장의 무대에서 비로소 직접 공개된다. 이는 펄먼이 매 공연마다 청중과의 즉흥적 호흡을 중요시한다는 철학을 반영한 것으로, 관객에게 신선한 기대감을 선사한다.
■ 전설의 듀오1945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태어난 펄먼은 어릴 때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에 장애를 얻었지만, 그 어떤 어려움도 음악에 대한 열정을 꺾지 못했다. 텔아비브 음악원에서 수학한 그는 줄리아드 음대에서 이반 갈라미안과 도로시 딜레이의 지도를 받으며 세계 음악계로 도약했다.
1964년 레벤트리트 콩쿠르에서의 우승을 시작으로 그는 뉴욕 필, 베를린 필, 빈 필 등 세계 주요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무대의 전설이 됐다. 그의 발자취는 화려하다. 그래미상 16회, 에미상 4회, 그래미 평생공로상, 케네디 센터 공로상, 제네시스상, 그리고 클린턴·레이건·오바마 대통령에게서 각각 국가예술훈장, 자유메달, 자유의 메달을 수훈했다. 바이올리니스트로서의 명성을 넘어, 그는 인류의 문화 아이콘으로 존중받고 있다.
펄먼의 디즈니홀 독주회 때마다 늘 함께 무대에 오르는 로한 드 실바는 클래식계가 인정하는 최고의 반주자이자 협연자다. 조슈아 벨, 미도리, 피니커스 주커만 등 당대의 바이올리니스트들과 호흡을 맞춰온 그는 섬세한 음악적 감각으로 펄먼의 무대를 더욱 빛낸다.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최우수 반주자상’을 수상한 그는 ‘음악가들의 음악가’로 불린다. 카네기홀, 위그모어홀, 라 스칼라 등 세계 주요 무대에서 활약하며 뛰어난 앙상블 감각과 섬세한 표현력으로 찬사를 받고 있다.
이츠하크 펄먼의 이번 디즈니홀 무대는 단순한 리사이틀을 넘어 ‘음악과 인생이 교차하는 서사적 콘서트’가 될 전망이다. 반세기를 넘는 시간 동안 전 세계를 울려온 거장의 따뜻한 유머와 인간미, 그리고 여전히 빛나는 음악적 감동이 가을밤 LA를 물들일 것이다.
티켓 www.laph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