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행한 모든 검사 필하였다는 품질보증서혹독했으나 견딜 만은 했지더 이상 살펴볼 것도 없다며 하늘에서 내린 인증마크여기 살다 다른 세상 갔을 때자랑스레 꺼내 보일 입국허가서천…
[2023-06-06]곧 헐릴 집들의불빛이 흘러나오는 언덕길한 가족이 올라간다두 아이가 엄마 손을 나눠 잡았다공터엔 달맞이꽃을 감은 인동초문짝 없는 냉장고터줏대감처럼 앉은 호박아이들의 책가방을 그러쥔…
[2023-05-30]꽃을 피워 밥을 합니다아궁이에 불 지피는 할머니마른나무에 목단, 작약이 핍니다부지깽이에 할머니 눈 속에홍매화 복사꽃 피었다 집니다어느 마른 몸들이 밀어내는힘이 저리도 뜨거울까요만…
[2023-05-23]손바닥으로 방바닥을 훔치다쌀벌레 같은 것이 만져졌다검지로 찍어보니 엄마였다나는 엄마를 잃어버릴까봐골무 속에 넣었다엄마는 자꾸만 밖으로 기어나왔다엄마, 왜 이렇게 작아진 거야엄마의…
[2023-05-16]아들과 함께 나란히 밤길을 걷다가 기도원 앞 다리께서 서로 눈이 맞아 달처럼 씨익 웃는다. 너의 이마에 맺힌 땀방울이 안쓰럽다거나 어느새 거칠어진 내 숨소리가 마음 쓰여서만은 아…
[2023-05-09]어제는 슬픔이 하나한려수도 저 멀리 물살을 따라남태평양 쪽으로 가버렸다.오늘은 또 슬픔이 하나내 살 속을 파고든다.내 살 속은 너무 어두워내 눈은 슬픔을 보지 못한다.내일은 부용…
[2023-05-02]사는 일은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국수가 먹고 싶다삶의 모서리에서 마음을 다치고길거리에 나서면고향 장거리 길로소 팔고 돌아오듯…
[2023-04-25]이 봄밤 빗방울이 나를 적신다 생각하면나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이 봄밤 빗방울이 나를 때린다 생각하면나는 누군가를 증오하고 있는 것이다.봄비지만 하늘변죽을 울리며 멀리…
[2023-04-18]넓은 땅 필요치 않아,엉덩이 하나 걸칠 자리면 충분하지보도블록 틈새면 어떻고아스팔트 갓길이면 어때겹겹이 접어 온 마음꽃대 속에 한 톨도 남겨두지 않고지상을 환하게 밝혀보길 잘했어…
[2023-04-11]무금선원 뜰 앞 늙은 느티나무가올해도 새순 피워 편지를 보내왔다내용인즉 별것은 없고세월 밖에서는태어나 늙고 병들어 죽는 것이말만 다를 뿐 같은 것이라는 말씀그러니 가슴에 맺힌결석…
[2023-04-04]늦은 점심으로 밀국수를 삶는다펄펄 끓는 물속에서소면은 일직선의 각진 표정을 풀고척척 늘어져 낭창낭창 살가운 것이신혼적 아내의 살결 같구나한결 부드럽고 연해진 몸에동그랗게 몸 포개…
[2023-03-28]산청 응달에도 꽃이 피고 산청 무덤에도 꽃이 핀다 얼어붙었던 산청 개골창에도 꽃이 핀다 산기슭 한 뭉텅이가 풀썩, 무너져 내린다 송장 마다하는 땅이 어딨누 송장 마다하는 땅이 어…
[2023-03-21]민들레는 책벌레다 바람의 글씨, 물의 문장, 구름의 책 언제 다 읽어내려는지 시험 공부하듯이 중요한 대목마다 방점을 찍어간다 그의 오래된 꿈은 하늘의 백과사전에 방점을 찍어보는 …
[2023-03-14]코미디를 보다가 와락 운 적이 있다늙은 코미디언이 맨 땅에 드러누워풍뎅이처럼 버둥거리는 것을 보고그만 울음을 터뜨린 어린 날이 있었다사람들이 깔깔 웃으며 말했다아이가 코미디를 보…
[2023-03-07]파평 윤씨 부인 묘역에서꽃봉오리 갓 올라온할미꽃 몇 뿌리 캐어모종삽에 받쳐 들고 오는데산비알 밭에서밭갈이 하는 어미소 따라엇송아지 한 마리가강중강중 뛴다저승의 무덤 떠나 이승의 …
[2023-02-28]노인정에 모여 앉은 할머니들 뒤에서 보면다 내 엄마 같다무심한 곳에서 무심하게 놀다무심하게 돌아갈,어깨가 동그럼하고낮게 내려앉은 등이 비슷하다같이 모이니 생각이 같고생각이 같으니…
[2023-02-21]나비를 밀어내며 나비가 날아간다 나비는 잘 접힌다 또 금방 펴진다 나비가 될까 될 수 있을까 나비를 밀어내며 나비를 깜빡인다 나비는 몸이 가볍다 생각이 가볍다 마음먹은 대로 날아…
[2023-02-14]꽃이피는 건 힘들어도지는 건 잠깐이더군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임 한 번 생각할 틈 없이아주 잠깐이더군그대가 처음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잊는 것 또한 그렇게순간이면 좋겠네멀리서 웃는 …
[2023-02-07]할망구 둘이 소주를 마신다.두부 부침 4천원참이슬 3천원소주 한 병을 2시간 동안 마신다.돈도 읍는디 술 사줘서 고맙지라, 고맙지라했던 말 수십 번 반복하면서오래 사셔잉, 그랴,…
[2023-01-31]외롭다는 것과 의롭다는 것은한 자 차이거나 좀 더 되는 것 같아도나는 같은 말이라 믿는다아, 다르고 어, 다른 법칙이 없지 않겠으나세상이 때론 그런 것처럼모른 척 넘어가다 들켜도…
[2023-01-24]



























정숙희 논설위원
마크 A. 시쎈 /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이현숙 수필문학가협회 이사장
한영일 / 서울경제 논설위원
노세희 부국장대우·사회부장
민경훈 논설위원
한형석 사회부 부장대우
정유환 수필가 
뉴저지 팰리세이즈팍 사상 최대 규모의 초고층 주상복합단지가 한인 개발업체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팰팍…

에어 프레미아의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과 인천국제공항간 취항이 확정된 가운데(본보 15일자 A1면), 에어 프레미아 항공권 가격이 당초 기대에…

내년 1월 1일부터 캘리포니아 전역의 마켓과 식료품점에서 플라스틱 봉투가 완전히 사라진다. 개빈 뉴섬 주지사가 서명한 SB 1053 법안이 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