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후보들, TV토론서 부담 큰 ‘난타전’ 자제
민주당의 앨 고어와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후보는 11일 열린 2차 토론회에서 전체 유권자의 10%를 차지하는 부동층에 눈높이를 맞추었다.
투표일을 20여일 남겨 놓은 상황에서 우열판정이 힘든 혼전을 벌이고 있는 두 후보는 백악관의 열쇠가 부동층의 손안에 감추어져 있다는 사실을 놓치지 않았다.
2차 토론회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던 1차 토론회와는 달리 맥풀릴 정도로 유한 분위기속에서 진행된 것은 비방선거전에 대한 부동층의 심한 거부감을 의식, 두 후보 모두 몸을 사렸기 때문이다.
고어와 부시가 주먹다짐을 피한채 링주위를 빙빙도는 복서들처럼 정면대결을 피하자 레퍼리를 맡은 짐 레어러가 두사람 사이에 싸움을 붙이려 애를 썼고, 그에게 등을 떠밀린 후보들은 토론회 막판에 한두차례의 카운터 펀치를 교환했으나 파괴력은 거의 없었다.
1차 토론에서 시종 우세를 보이고도 ‘더티 플레이’로 판정에서 패한 고어는 이날 시청자들의 반감을 사지 않으려 노력하는 절제된 모습을 보여준 반면 민주당측으로부터 "지력에 문제가 있는 후보"로 매도를 당했던 부시는 무려 41분간 계속된 외교문제에 관한 논전에서 단 한차례의 실수도 범하지 않는등 1차 토론회때와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두 사람이 약속이나 한 듯 난타전을 피한 또하나의 이유 역시 부동층의 성향과 무관치 않다.
지명전 과정에서 잔 매케인 공화당 연방상원의원의 돌풍을 주도했던 부동층은 정치적으로 중도파에 속한다. 이를 모를리 없는 고어와 부시 보두 중도적인 정책안에 액센트를 주었기 때문에 노선차이에 따른 격론이 벌어지기 힘들었다.
2차 토론회는 펜실베니아대 아넨버그 방송대학 학장의 지적대로 승패없이 끝났다. 고어와 부시 모두 상대에게 결정타를 먹이지 못했고,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르지도 않았다.
그러나 여론의 무게추는 일단 부시의 판정승쪽으로 기운듯한 인상이다. 1차 토론회에서 테크니컬승을 거둔 그가 2차 토론에서도 실리를 챙겼다는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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