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부터 1998년 3년 동안 북한 주민 22만여명이 굶어 죽었다. 아사자 22만여명이라는 통계는 자존심이 강한 국가로 알려진 북의 외교부 부장관 최수혼씨가 지난 5월 16일 중국에서 열린 유니세프 컨퍼런스를 통해 국제사회에 발표한 공식적인 사망자 숫자다.
3년 동안 22만여명이 굶어 죽었다면 해마다 7만3천여명이 죽은 것이고, 하루에 200여명씩, 매시간 8명의 주민이 굶어 죽었다는 것을 뜻한다. 굶어죽은 북의 주민들 대부분은 배고픔을 이겨낼 힘이 없는 뼈만 앙상한 아이들이거나 나이가 많아 산을 타며 풀뿌리조차 캘수 없는 노약자들이었을 것이 뻔하다.
이런 북으로부터 또 엄청난 소식들이 들려온다. UN 산하기구인 세계식량기구(WFP) 대표로 북에 상주하며 식량 배급을 감독하는 데이빗 몰튼씨는 얼마전 긴급보고서를 통해 올해 북의 식량사정은 97년 이후로 최악이며 5월부터 정부의 식량배급이 중단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북한주민들은 4월부터 정부의 1인당 하루 식량 배급 200g(꽁치통조림의 반에 해당하는 분량)으로 간신히 목숨을 유지해 왔는데 5월부터는 그나마의 배급도 중단된 것이다. 북이 올 한해 필요한 최소한의 식량은 480만톤인데 지난해 수확한 식량 300만톤이 이번 4월을 끝으로 바닥이 났다.
북한 주민들은 올 추수 때까지 필요한 180만톤이 부족해 또 3년 전처럼 매일 같이 하루에 200여명씩 아니면 더많은 어린이나 노인들이 굶어죽어갈 것이다. 이것도 모자라 극심한 가뭄으로 올 수확량은 아예 기대하기도 힘들고, 외부에서 식량을 구입할 달러도 없고 더욱이 국제금융기구로부터 외환을 빌려올 수도 없는 정치적 제재에 처해있기 때문에 정말 앞이 캄캄하다.
며칠전 6.15 남북정상회담 한돌을 맞았다. 남북이 더 자주 만나서 화해하고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오길 진심으로 바란다. 남북정상회담 성과를 기념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현재 가장 필요한 일은 지금 당장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어가는 북녘 동포들을 살리는 길이다. 사람이 굶어 죽어 가는 처참한 현실보다 더 평화를 위협하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혹 어떤 분은 북의 식량문제는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접근, 정치적인 접근을 해야한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절대적으로 동의하고 그렇게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동시에 지금 당장 배고파 죽어가는 아이들에게 밥 한숟가락 나눠 주는 실천을 반드시 해야한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들에게 아이가 배고파 울 때보다 더 가슴 아픈 일은 없다. 부모들의 가슴을 더 심하게 찢는 것은 배고파 우는 아이에게 아무 것도 줄 것이 없을 때일 것이다. 굶어 죽은 아이를 땅에 묻고 시린 가슴을 안고 마냥 하늘만 바라볼 북녘 부모들의 한을 어떻게 풀수있을까. WFP의 데이빗 몰튼씨는 인터뷰를 통해 “북의 식량사정으로 아동들과 임산부들이 제일 큰 고통을 겪고 있으며 북의 아동 3명 중 2명은 나이에 비해 키가 작고, 북 아동들의 영양실조 증세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했다.
WFP는 UN의 국제기구이기 때문에 자체경비로 식량운송, 배급 등을 모두 책임진다. 모금액 전액은 굶주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돌아간다는 이야기다.
WFP는 현재 8백만명의 북한 주민들에게 식량을 배급하고 있으며 그중 16세 이하 아동들은 5백50만명이고 나머지 수혜대상자는 임산부, 장애자, 병원환자, 노인들이다. 또한 최근 WFP는 단백질 섭취가 부족한 북의 아이들을 위해 영양과자를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고단백질 과자를 배급해 아이들에게 최소한의 영양분을 섭취시키자는 취지다. 24달러면 북 어린이 한명이 1년 동안 영양과자를 먹을 수 있다. 아직도 북에 식량을 보내면 군인들만 먹는다는 잘못된 정보를 믿고 계시는 분들에게 일단 굶는 어린이 살려보자고, 마지막으로 호소한다.
성금을 보내고 싶은 분은‘Friends of WFP’로 수표를 써서 보내면 된다. 주소는 Friends of WFP, P.O. Box 11856, Washington, D.C. 2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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