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친구와 함께 로데오 드라이브에 있는 어느 이탈리안 식당에 갔다. 페티오의 한쪽 테이블에 자리잡고 앉아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계절의 기분 좋은 햇살을 느끼며, 그동안 못다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서를 요구하자 오랜만에 만난 친구는 기어이 자기가 내야한다며 카드를 내밀었다. 잠시 후 웨이터가 갖고 온 카드영수증을 보고 친구는 몹시 좋지않은 얼굴을 하며 펜으로 쓴 15%의 팁을 요구하는 카드 영수증을 내게 보여주었다.
“난 더 주려고 했는데 그것만 달라니 이것만 줘야겠지?”하며 친구는 정확히 15%의 팁을 적어주며, 다른 미국 레스토랑에서도 언제인가 같은 일이 있었는데 무척 기분이 나빴었다며 아마 우리가 한국인이라 그런 것 같다고 했다.
나는 기분이 나쁘기보단 오히려 우리가 한국인이라 그런 것 같다고 하는 그 친구의 말에 공감하는 부분이 있었다. 얼마나 많은 한인들이 이들을 실망시켰으면, 무조건 이렇게 할까 하고 조금은 창피하기도 하고, 미국 속의 우리는 이렇게 이방인일 수밖에 없나 보다 하는 소외감이 들었다.
현재 나는 식당을 경영하고 있는데 우리의 팁에 대한 사고방식은 그저 억지로 따라 하는 수준이구나 하는걸 느낄 때가 많다. 우리 식당에는 미국인 손님도 꽤 많은 편인데, 그 손님들은 거의 팁의 기본이 15% 이고 많게는 50%까지 주는 경우도 있다. 때로는 크고 작은 여러 종류의 모임 후에 많은 액수의 음식값을 계산하고도 팁을 별도로 15%이상 계산해주는걸 보며, 이럴 때 우리 한인 손님 같았으면 음식값이 부담스러워 팁은 조금만 주려고 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한적도 있다.
잘못된 팁 문화 때문에 한인들이 미국 식당에서 어글리 코리안으로 비추어지는 것이 못마땅하고 하루 빨리 우리의 팁 문화가 계몽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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