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팬들에게 또 다시 플레이오프 없이 시즌이 저물고 있다. 다저스는 지난 1995년과 96년 플레이오프에 나갔지만 2번 모두 디비전 시리즈에서 1승도 못 건진 채 싹쓸이로 물러난 바 있어 플레이오프 승리로 따지면 지난 1988년 월드시리즈 우승이후 13년째 장기 가뭄이다.
사실 시즌 내내 꼬리를 문 부상으로 개막 당시 선발로테이션중 단 1명(박찬호)만이 시즌 끝까지 던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될 만큼 만신창이인 팀이 막판까지 플레이오프를 다툰 것은 선전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고 해서 아픔과 실망감이 덜한 것은 아니다. 팬들은 전후사정을 따지기에 앞서 승자를 원한다. 특히 다저스가 무려 1억2,000만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돈을 선수 페이롤에 투자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투자대비 성적은 낙제에 가깝다.
다저스의 오프시즌 과제 중 가장 시급한 것은 믿을만한 선두타자 겸 센터필더를 구하는 것과 부상으로 붕괴되다시피 한 투수진을 재건하는 것. 특히 박찬호와 재계약 여부는 단연 최고 관심사다. 시즌 고비에서 들쭉날쭉하는 투구를 보여 여론의 호된 질책을 받았고 특히 고액몸값 요구 때문에 박찬호의 다저스 복귀는 물 건너갔다는 설이 지배적이지만 아직 속단할 수는 없다.
서로에 대한 불신이나 쌓인 감정을 제쳐두고 냉정하게 생각하면 다저스와 박찬호가 서로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비록 기대에 못 미쳤을망정 박찬호는 아직도 프리에이전트 투수중 단연 넘버 1. 특히 올해 수술대에 올랐던 케빈 브라운과 대런 드라이포트, 앤디 애쉬비 등 선발투수 3명이 언제 돌아올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박찬호는 다저스에게 절실한 존재가 아닐 수 없다. 박찬호 역시 지난 8년간 고락을 함께 했던 팀을 떠나는 것은 여러 면에서 위험부담을 안고 있어 선뜻 결행하기 힘든 도박이다.
하지만 양쪽의 재결합에는 큰 걸림돌이 버티고 있다. 바로 다저스 페이롤. 다저스는 이미 내년 13명선수에 8,800만달러의 거액이 묶여 있다. 박찬호를 붙잡는다면 올해보다 전력이 나아지는 것도 없이 페이롤만 더 올라간다. 그렇다고 박찬호를 포기하자니 특별히 신통한 대안도 없고 장기적 차원의 팀 재건은 당장 투자해 놓은 돈이 너무 많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결국은 1억달러를 훨씬 넘는 거액을 써야 하는데 그래도 팀 전력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 보이지 않으니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진퇴양난의 딜레마에 빠진 다저스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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